과거에는 할부로 자동차를 구매할 때 자동차 회사와 연결된 캐피탈사의 할부상품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카드사나 은행들도 자동차대출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 상품의 장단점을 따져보면 좀 더 저렴하게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
◆금리 높은 캐피탈·카드…프로모션을 잡아라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캐피탈사와 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금리는 여신금융협회 공시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차, 중고차, 수입차에 대해 차종, 현금구매비율, 대출기간에 따른 최저, 최고 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캐피탈사 자동차할부금융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차회사와 제휴해 진행하는 프로모션이 많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와, KB캐피탈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JB우리캐피탈은 한국GM과 연계돼 있는 식이다.
프로모션을 잘 만난다면 1∼2%대 금리도 가능하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실을 보면 쏘나타 신차 기준으로 현금구매비율 10%, 대출기간 36개월로 설정했을 때 현대캐피탈 상품 금리는 최저 1.10%에서 시작한다. 같은 조건에서 DGB캐피탈의 최저금리가 1.99%로 조회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판매촉진을 위해 제조사와 금융사가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할 경우 금리경쟁력이 가장 세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낮아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이 때문에 프로모션이 아닌 기본금리가 높다는 점은 단점이다. 현대캐피탈의 표준형 상품 금리는 기본 4.5%다. KB캐피탈은 국산차는 연 5.5%, 수입차는 9.9%로 안내하고 있다.
카드사 중에는 신한, 삼성, KB국민, 우리, 롯데 5개 카드사가 자동차할부금융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고객이 신용카드로 일시불로 결제를 하면 그 금액만큼 대출로 전환돼 설정한 할부 개월 수만큼 나눠 갚아나가는 복합금융 형식이다. 카드혜택과 할부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신용카드 일반 할부 결제보다 금리는 2∼4%대로 저렴하다. 다만 최대 할부기간인 60개월으로 설정하면 금리도 올라간다.
모바일 전용 다이렉트자동차금융을 이용하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 쏘나타 신차, 현금구매비율 10%, 대출기간 36개월인 경우 일반 상품 금리는 3.45~3.7%, 다이렉트는 2.85~3% 수준이다. 다이렉트는 구매자 스스로 상품 설계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은행 오토론은 낮은 금리가 장점
최근 시중은행 자동차대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 접점이 많은 친숙한 금융기관이라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신용등급이 낮으면 이용할 수 없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5개 시중은행의 자동차대출 규모는 2017년 2분기 말 1조7679억원에서 지난 2분기 말 현재 3조8552억원으로, 1년 새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자동차대출을 가장 먼저 시작한 신한은행이 선두에 있다. 지난 23일 기준으로 ‘마이카대출’ 잔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70%에 육박한다.
은행 자동차대출은 금리가 평균적으로 낮다. 영업점 방문 외에도 모바일로 영업점 방문 없이 대출 신청 및 실행을 할 수 있다.
27일 현재 신차 기준으로 신한은행 ‘마이카대출’ 금리는 3.57~4.47%(코픽스 잔액 기준)이다. KB국민은행 ‘KB매직카대출’은 3.46~4.86%(대출기간 5년, 신용등급 5등급 기준)이다. 우리은행 우리드림카대출(영업점), 위비모바일오토론(모바일) 금리는 최저 3.81%다. 하나은행 ‘1Q오토론’은 최저 4.040%(코픽스 기준)이며, 하나카드와 제휴한 상품의 경우 3.6%로 낮아진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전용 NH간편오토론과 채움오토론Ⅱ을 판매하고 있는데, 각각 최저 3.75%, 최저 2.93%다.
은행 자동차대출 상품 대부분은 최저 300만원,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다. 대출기간은 최대 10년이다. 자가용 승용차·승합차는 기본이고, 신차·중고차 구입자금도 빌릴 수 있다. 신한, 국민, 하나은행 등에서는 260cc 초과 이륜차, 캠핑카 등을 구매할 때도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 자동차대출은 그동안 자동차 구매고객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고금리, 높은 수수료, 불투명한 거래과정을 일부 해소해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기존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캐피탈사가 금리와 취급수수료를 낮추는 등의 변화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