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무엇이 예보 차이를 유발했을까. 태풍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는 기상 상황을 반영한 위성 및 레이더 관측자료, 태풍의 움직임 데이터를 생산·예측하는 슈퍼컴퓨터에 의한 수치모델링, 관련 데이터를 해석해내는 예보관의 능력이 필요하다. 이에 세 나라의 위성 및 레이더 관측 자료 공유를 고려한다면 가장 확실한 차이점의 핵심은 예보관과 태풍의 진로예측 수치모델에 있다. 하지만 예보관도 컴퓨터 수치예보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수치모델링 과정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에 대한 효과적인 운영과 오차가 적은 데이터로의 예측이 중요하다.
김광선 코리아텍 교수 메카트로닉스공학 |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뉴턴의 저서 ‘프린시피아’에서 발표된 물체 운동의 세 가지 기본법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고정물체는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이동하지 않고, 힘은 질량에 가속도를 곱한 양으로 속도의 변화는 적용된 힘에 비례하며, 모든 힘의 작용에 대한 반작용에는 같은 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물체 운동법칙은 이후 클로드 루이 나비에와 조지 스토크스에 의해 유체공학에서 사용하기 쉽게 바뀌는데, 바로 나비에-스토크스 비선형 편미분방정식이다. 줄의 에너지보존방정식은 기계적인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는 실험을 통해 에너지의 형태는 바뀌어도 총량은 보존된다는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열역학 제1법칙으로도 알려진 에너지보존방정식은 태풍이 발생한 일정공간에 적용되는데, 이 또한 비선형 편미분방정식 형태이다.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라부아지에는 화학반응실험 전후에도 총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질량보존 편미분방정식을 발표했고, 이 또한 엄청난 양의 에너지 변화가 일어나는 핵반응을 제외한 일반적인 실험에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검증된 원리이다.
이렇듯 기상예측을 보다 정확히 하려면 자연현상을 지배하는 비선형 편미분방정식을 컴퓨터를 활용해 최소의 오차로 풀어 나가면서 원하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수치해석 실험이라 한다. 다만 실험실에서 직접 계측기기를 활용해 데이터를 확보할 때 측정자의 숙련도 및 기기에 따라 오차가 발생하듯 어느 정도의 수치오차는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태풍이 놓여있는 주변 환경의 변화 및 물질 상태량 데이터의 정확한 입력과 처리가 예측 데이터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2010년 20여만 줄의 첨단융합 과학기술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영국의 수치예보 모델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자체 개발한 수치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KIAPS)이 독자적인 수치모델을 개발 중 이라는데, 이를 활용하는 예보관의 능력과 잘 조화돼 일상생활은 물론 국민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크게 미치는 일기예보 능력이 향상됨으로써 더 이상 한국의 예보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없기를 소망해 본다.
김광선 코리아텍 교수 메카트로닉스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