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체육 분야 가운데 축구·야구 선수 간의 형평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해 병역을 면제받은 남자축구 대표팀 손흥민(토트넘)에게는 ‘면제는 당연한 보상’이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반면 입대를 미룬 뒤 이번 야구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오지환(LG)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6년 리우 올림픽, 올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부상 위험을 감수하며 열심히 뛴 데 비해 오지환은 그간 내세울 만한 공적이 없는 데다 이번 대회에서 주전급 선수도 아니었다. 그래서 ‘로또’에 당첨됐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무거운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일부 선수의 군복무 기피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인천공항=연합뉴스 |
이런 현행 병역법을 두고 체육계에선 당장 단 한 차례, 그것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성적만으로 혜택을 주는 제도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1회 입상으로 병역혜택을 주기보다는 국제대회 성적을 점수화(마일리지)해 병역특례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그제 “올림픽, 아시안게임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해서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많이 쌓은 선수에게 병역혜택을 주는 방안이 어떨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추후 공론화해 논의하겠다”고 밝혀 실행 여부가 관심이다.
방탄소년단. 세계일보DB |
한 문화계 인사는 “더는 ‘복불복’, ‘로또’식의 병역특례 혜택이 되풀이돼서 안 된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가장 예민한 병역법에 형평성과 공정성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 제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