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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은 선택을 하지 말라"…10년 공공임대 주민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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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당시 후보 지원유세 현장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가 산정 방식 전환 약속 발언과 관련, 임대주택 주민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공공임대주택의 진정한 의미가 뭐냐면서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향한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서 10년을 기다려도 내 집 마련 못하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며, 자신들과 같은 선택을 하지 말라는 주장까지 펼친다.

지난 3일 수도권의 한 지역 매체 1면 하단에는 ‘문재인 대통령님, 약속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호소문이 게재됐다. 자신을 10년 공공임대아파트에 산다고 밝힌 70대 노인과 60세에 이사 와서 70세가 된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임차인이라고 밝힌 할머니의 자필이 첨부됐다.

호소문은 재작년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김병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지원 유세에 나온 문 대통령의 ‘전국 LH중소형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연합회’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이미지도 포함했다.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전국 LH중소형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연합회'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공개된 영상은 “판교에 공공임대주택이 6000여 세대가 있는데, 분양 전환가 산정 방식의 개선이 이번 선거에서 쟁점이 되고 있다”며 “우리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또 주거 복지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담았다. 현장에서 문 대통령은 “김병관 후보는 10년 임대의 분양 전환방식을 5년 임대와 똑같게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며 “김병관 후보 당선시켜 주시면, 저와 우리 당이 그 공약을 확실히 뒷받침해서 당론으로 채택하고, 법안 발의해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과 점진적 자가 소유 촉진을 돕고자 2004년 도입된 10년 공공임대주택 방식은 분양 전환 시의 분양가가 감정평가금액의 이하로 되어야 한다고 공공주택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의 산술 평균으로 분양가를 매기는 5년 공공임대주택과 비교하면 금액 면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등 내 집 마련을 코앞에 두고도 여러 문제가 생기면서, 보증금만 갖고 나갈 처지에 놓인 주민들이 산정 방식 전환을 요구하게 됐다. 주변 아파트 시세 70% 선에서 분양 전환이 이뤄지는 5년 임대와 달리, 산정 방식 차이로 인해 시세의 85~90%에 10년 임대의 분양전환가가 산정되면서 걱정이 태산인 이들의 간곡한 호소가 이어진다.

주민들로 추정되는 이들은 정부를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4일자 세계일보의 ‘文 대통령에게 "약속 지켜달라"…하루 만에 수천명 동의한 청원’ 기사에서 많은 이들은 △“국토부와 LH가 진정한 적폐다” △“직접 말을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 △“치솟는 분양가 때문에 걱정돼서 잠이 오질 않는다” △“왜 만든 제도인지 이유가 명확한데 여태 달라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 △“청약통장도 이미 효력이 없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울분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서민을 상대로 한 정부와 LH의 ‘갭투자’라는 격한 표현까지 이어진 가운데, 한 네티즌은 “우리와 같은 선택을 하지 말라”며 해당 방식 주택을 염두에 뒀을 이들에게 경고까지 남겼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데 따른 이들의 분노가 문제의 핵심이다.

 
5일 오후 3시30분을 기준으로 청원에 동참한 이는 5500여명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물론 이들을 향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시세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고개를 든다.

지난해 조세재정연구원 최성은 연구위원이 펴낸 ‘주거부문 재정지출 현황과 저소득층 주거지원정책의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장기공공임대주택 거주자 중 소득 6분위(월 평균 소득 426만4000원)이상은 전체의 22%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고서는 △7분위 3.97%(484만8000원) △8분위 3.68%(556만1000원) △9분위 2.69%(662만5000원) △10분위 1.61%(973만7000원) 등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진정 도움이 필요한 이들만 억울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정기적으로 입주자의 소득 수준을 검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국회에서는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을 5년 공공임대주택처럼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의 중간 가격으로 하는 방안이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분양가상한제에 준하는 방식으로 분양전환가를 제한하자는 방안을 법안에 담았으며, 세종시의회 의원들도 지난달 28일에 열린 제51회 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10년 공공임대주택 조기 분양과 적장 분양가 산정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