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장금융은 이번 출자사업을 통해 그동안 위험성이 높은 투자처라 인식되어 온 구조조정 시장에 PEF(사모펀드) 운용사 등 자본시장 플레이어(Player)들의 참여 확대를 촉진하고, 어려움에 직면한 여러 기업이 턴어라운드(Turn-around)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최근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를 개소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다수 금융기관과도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자본시장 중심의 상시적 기업 구조조정 시장이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동춘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 대표(사진)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통해 기업구조조정의 새로운 장(場)을 열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성장금융은 최근 시장 중심의 상시적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구조혁신펀드’의 하위 펀드 결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기존 채권 금융기관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 방식에서 탈피해 민간 자본시장 중심의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기업 구조 혁신을 돕기 위해 조성됐다.
전체 모(母)펀드는 5415억원 규모로,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 ‘성장사다리펀드’가 공동 출자하여 조성했다. 시중은행에서는 국민·NH농협·신한·우리·KEB하나은행이 참여했고, 정책금융기관에서는 산업·수출입·기업은행과 캠코가 동참했다. 모펀드 운용사인 한국성장금융이 운용중인 성장사다리펀드도 공동 출자자로 참여함으로써 하위 펀드 결성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 대표를 만나 기업구조혁신펀드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본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의 장을 열겠다는 건 무슨 뜻인지?
“기존 국내 구조조정 시장은 채권은행 중심의 워크아웃(기업개선) 또는 법원 중심의 회생절차로 대별된다. 여러 한계로 인해 기존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자본시장에서 높아졌다. 따라서 채권 금융기관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 방식이 지닌 제도·관행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본시장이 지닌 강점을 활용한 새로운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과 달리 그동안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자금과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출자사업을 통해 자본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 성공사례를 도출해내면 민간자금도 관심을 갖는 시장으로 떠올라 점점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자금의 매칭 환경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자본시장을 통한 구조조정의 기반이 미약하고, 민간 중심의 실적이 부족한 점을 감안할 때 민간자금 모집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특히 여전히 구조조정 시장에 대한 투자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출자자(LP)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래서 기업구조혁신펀드가 모험자본으로서 중·후순위로 출자하여 민간 LP가 선순위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로 인해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 대한 민간자본의 출자 부담이 완화돼 더욱 원활하게 하위 펀드가 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구조혁신펀드와 조성 목적 및 취지가 유사한 재기지원펀드도 이렇게 해 민간자금 매칭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출자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구조혁신펀드는 단순 출자사업이라기보다는 새롭게 자본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혁신 시장을 조성한다는 취지에서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1차년도 출자사업을 통해 시장 조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 관심을 높이고, 2차년도 사업 규모를 미리 공유함으로써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참여 확대를 촉진할 예정이다. 일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 우려가 따른다고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만큼, 순차적으로 시장을 조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은?
“펀드는 주로 중소·중견기업 관련 구조조정 딜(Deal)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성한다. 선제 대응이 중요한 구조조정의 특수성을 감안해 사후적 조치 외에도 ‘사전적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포함하기로 했다.”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기업과 어떻게 성과를 공유할 것인가?
“투자금을 받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 운용 성과가 공유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하위 펀드 운용사(GP)가 약정총액 기준 일정 비율 이상의 주목적 투자를 달성해 지급받은 추가 성과보수를 성과 공유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공유된 성과는 해당 기업의 종업원 복지를 증진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합되는 방안으로 쓰일 예정이다. 단 기업과의 구체적인 성과 공유 방안은 GP가 한국성장금융에 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캠코와 어떻게 협력해나갈 계획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모펀드 운용사인 한국성장금융은 유관기관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기업 구조혁신 시장이 원활하게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먼저 기업구조혁신센터와 연계에 힘쓸 작정이다. 캠코 센터에 등록된 투자 대상 기업을 상대로 센터와 연계·협업을 통해 기업구조혁신펀드 자(子)펀드의 원활한 운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자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GP 입장에서는 캠코 센터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투자발굴능력(Deal Sourcing)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업 입장에서도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공공기관인 캠코를 통해 투자 유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혁신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구조혁신포럼과도 협업을 진행한다고 들었다.
“이 포럼은 자본시장 내 전문단체인 한국증권학회가 주관하고, 한국성장금융과 캠코에서 후원한다.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 구조혁신 등 시장 전반에 걸친 현안을 두고 채권은행과 민간 운용사, 학계, 회생법원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소통하는 네트워크 채널로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로 운영 중이다. 연 4회 즉 분기별로 개최될 예정이고, 회원 가입에는 별도 제한은 없다. 별도 운영위원회가 포럼 전반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한다. 다음달 18일 3회 포럼이 열린다.”
이 대표는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북고와 서울대를 나와 한국산업은행에 들어가 최근까지 한국정책금융공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기업 구조혁신 전문가이자 전도사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그의 행보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사진=김현주·한윤종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