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은 칠레를 상대로 90분간 치열한 경기를 펼쳐 0-0으로 비겼다. 일본 홋카이도 지역 지진 여파로 예정됐던 일본과의 평가전을 치르지 못한 칠레는 이날 체력은 물론 시차까지 완벽하게 적응한 최상 전력으로 경기장에 나섰다. 이번 아시아원정 명단에서 제외된 에이스 알렉시스 산체스(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제외한 아르투로 비달(31·바르셀로나) 등 핵심 전력들도 전원 선발 출전했다. 이에 맞서 한국은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사용했던 4-2-3-1 포메이션을 또 한번 들고 나왔다. 손흥민(26·토트넘), 기성용(29·뉴캐슬), 황희찬(22·함부르크) 등 주축선수들도 그대로 내보내 양팀 최상 전력 간의 충돌이 그라운드에서 펼쳐졌다.
벤투 감독 |
‘물러서지 않는 축구’는 후반 들어서도 계속됐다. 후반들어 칠레가 공격의 고삐를 죄자 한국도 그대로 맞받아쳤다. 여전히 점유율은 칠레가 높았지만 한국도 몇 번의 결정적 장면을 잡았다. 후반 16분 황희찬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오른쪽 라인을 완벽하게 무너트린 뒤 크로스를 올렸으나 또 한 번 수비수가 먼저 걷어냈다. 후반 23분 한국은 오른쪽 코너킥 상황서 손흥민이 띄운 공을 장현수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 포스트 오른쪽을 살짝 벗어났다.
투지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왼쪽)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
이날 경기를 통해 한국축구는 또 한번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미래의 희망을 키웠다. 벤투 감독도 경기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경기 후 “우수하고 경험많은 선수가 많은 팀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면서 “강한 팀을 상대로도 지배하는 경기를 펼치려고 노력했고, 일정 부분 이런 모습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수원=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