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이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강제력을 동원해 경쟁자를 짓누르는 파워게임임에는 틀림없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중국 압박을 재선을 위한 승부수로 던진 셈이다. 트럼프로서는 미국 시장을 개방하면 중국의 추격이 더 거세질 것이기에 미국의 패권을 회복하기 위해 미국우선주의 정책을 실시한 것이다. 반면 중국으로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2기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통치기간 중에 ‘중국몽’을 실현하려는 야심이 미국과의 충돌을 가져왔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반면 시진핑 주석은 절대로 미국에 굴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을 빨리 종식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서는 중국몽을 실현하려는 시진핑 체제의 정당성이 약화되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벌써 시 주석의 야심 찬 패권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은 중국 내부에서조차 벽에 부딪히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게도 불신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과 쉽게 타협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문제는 미·중전쟁이 격화되면 중국에 북한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압력이 강해지면 중국은 조급해지고, 중국이 북한을 확실하게 자국 편으로 묶어두기 위해 북한에 ‘뒷문’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어낸 국제적 대북제재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도 약화될 수 있다. 북한은 중국과의 경제협력 길만 열려도 기존의 3∼4% 성장률에서 추가 성장의 동력을 얻어 6∼7% 성장이 가능해진다. 김정은 위원장이 노리는 부분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러한 동북아 역학에 주목해 대북정책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