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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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팁] 가을엔 미세먼지 걱정 뚝? 매일 환기 해야 하는 이유

 

쾌청한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가을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는 가을이 되면서 한풀 꺽였다. 하지만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해공기는 계절과 상관 없이 우리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국립암센터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폐암 수술을 받은 2948명 중 여성 환자가 831명으로 2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다수인 730명이 한 번도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는 사실은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주요 발병 원인을 '간접 흡연'으로 꼽았다. 가난했던 50~60년대 부모나 남편, 조부모 등과 한 방에 함께 생활하면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것이 노년이 되어 발병한 것으로 추정했다. 

집안에 흡연자가 있는 경우, 옷이나 벽지 등에 유해 물질이 달라붙게 된다. 이들이 공기 중 아질산과 만나 '니트로자민'이라는 발암물질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는 위암이나 폐암 등 소화기계통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물질이 차 있는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긴 여성이 유해공기에 더 오래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환기를 하지 않으면 집안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고 미세먼지, 라돈 등 유해 물질이 쌓이게 된다. 이산화탄소는 사람이 호흡할 때 생기는데 실내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면 산소가 부족하게 된다. 최근 주방에서 요리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집안에 존재하면서 만성 호흡기 질환이나 폐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집안 공기질 관리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집안의 오염된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서 오염 물질 방출을 줄이고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집안에 공기를 쾌적하게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하루 두 번 환기를 하는 것이다. 30분씩 아침 저녁으로 환기만 해도 집안에 쌓인 나쁜 공기 대부분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질 좋은 집안 공기를 위한 생활 습관과 효과적인 환기 방법 등을 알아봤다.

1. 청소를 할 때도 집안에 미세먼지가 쌓인다?
우리가 집안에서 무심코 한 행동 중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행동들은 의외로 많다. 대표적으로 집안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매일 사용하는 진공청소기를 들 수 있다. 

환경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가정의 실내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0ug/㎡가량이지만,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는 200ug/㎡까지 순간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간다. 또 진공청소기를 잘못 사용할 경우 공기 배출구로 빨아들인 미세먼지가 재배출되어 실내에 확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공청소기를 구입할 때 필터가 미세먼지 여과 기능이 있는 지 따져봐야 한다. 만약 작은 입자를 거르지 못하고 배출한다면 오히려 집안 미세먼지가 늘어나 유해성분이 체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미세먼지는 청소 후 곧바로 환기를 통해 배출시키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바닥으로 가라앉게 되기 때문에 청소 후 물걸레질을 하면 나빠진 공기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실내가 건조할 때는 분무기에 물을 담아 공기중에 뿌리면 먼지가 바닥으로 쉽게 가라앉는다.

2. 요리는 초미세먼지 주범, 반드시 환기해야 
가스레인지나 오븐 등 음식을 굽고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미세먼지는 발생한다. 요리를 할 때 창문을 닫고 조리하면 두통이나 현기증 등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심하면 미세먼지가 체내 폐포까지 도달하여 호흡곤란이나 의식을 잃는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

미세먼지 발생량이 가장 높은 요리는 고온에서 식재료를 튀기는 것 등이다. 식재료와 고온의 기름이 만나 강력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때 미세먼지를 비롯한 다양한 성분의 복합물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평소 40㎡이던 집안 미세먼지 농도가 순간적으로 1160~2530ug/㎡까지 올라가게 된다. 고기나 생선을 굽거나 계란 프라이를 조리할 때에도 높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요리를 할 때는 반드시 환풍기나 팬후드를 작동시키고 요리가 끝난 후에는 창문을 활짝 열어 냄새가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3. 환기는 하루 2~3회정도 맞바람 치도록
오염된 실내공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만성 호흡기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 등이 있는 가정은 실내 공기질 관리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어린이 아토피 원인 역시 오염된 실내 공기가 무관치 않다. 

미국환경보호청(EPA)는 집안 내에서 발생하는 환기를 쌓아둘 경우 실외 대비 실내공기 오염이 최대 100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때문에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도 실내 환기는 필수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하루 3회 정도 나눠서 맞바람 치도록 30분 가량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그렇지 않는 경우라도 최소 2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단,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대기가 침체돼 오염 물질이 바닥에 정체되어 있을 수 있으니 대기 이동이 활발한 오전 9시 사이에서 오후 6시 사이에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4. 공기청정기, 공기정화 식물 키우는 것도 도움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정 내 공기청정기나 제습기 등으로 집안의 먼지나 습도를 관리하는 이들이 많다. 이밖에도 실내 공기를 정화해주는 각종 식물이 각광받고 있다. 실내공기정화식물은 집안에 쌓인 미세먼지 뿐 아니라 각종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 새집증후군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대표적으로 산세비에리아, 담쟁이넝쿨, 스투키 등이 있으며 콤펙타와 아레카야자도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키우기 쉬워 많이 찾는 식물이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