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는 소식에 상기된 표정으로 통일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일부에서는 백두산 등반을 두고 '정치적 쇼'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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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틀째에 접어든 평양 남북정상회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
TV 앞을 무심히 지나던 시민들도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도착했다는 자막이 뜨자 잠시 멈춰서 화면을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60대 남성은 아예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백두산 천지를 비추는 TV 화면과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백두산 등반이라는 오늘같이 역사적인 순간과 시민들의 반응을 기록하고 싶어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으로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장을 가던 신 모(81) 씨는 "백두산은 북한의 상징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등산을 좋아하니 뜻이 맞은 것 같다"며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으로 두 정상의 등반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모(37) 씨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개방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예전에 갈등하던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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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두산으로 가기 위해 삼지연공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오르기에 앞서 환송을 받고 있다. |
김 모(69) 씨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5천년을 헤어져 살던 민족에게 희망이 생겼다"며 "실질적으로는 비핵화가 우선돼야 하겠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모(52) 씨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평양에 갈 수 있는 시간이 앞당겨진 것 같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온다고 하는데 올해 안에 실현된다면 확실히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 출발을 10분 앞두고 TV 앞에 걸음을 멈춰선 버스 기사 김 모(44) 씨는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책상 앞이 아니라 백두산에 갔다고 하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에 대한 불신과 일정에 없던 백두산 깜짝 등반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남 모(56) 씨는 "백두산 등반은 보여주기가 아닌가 싶다"며 "국내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문제 등 경제에 좀 더 치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대북관계가 함께 가야 하는데 (북한 문제에) 너무 조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모(85) 씨는 "연평도 폭격 같은 사건이 옛날 일이 아닌데 갑자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손을 잡으니 언제 북한이 딴소리할지 모르겠다"며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도 갑작스러운 변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