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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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맞은 김명수 대법원장… “법원행정처 폐지할 것”

취임 1년을 맞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남용 의혹의 진원지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외부인사들이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를 설치해 사법행정권한을 맡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대법원장은 20일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을 통해 “여러 문제의 출발점으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관련 법령이 정비되는 대로 가칭 ‘사법행정회의’에 사법행정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이 이날 발표한 사법개혁 방안은 지난 3월 발족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제안했던 사법개혁 방안을 전폭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를 집행업무만 담당하는 법원사무처와 대법원 사무국으로 분리·재편하고 법원사무처에는 상근법관직을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장 내년 정기인사에서 법원행정처 상근법관을 현재의 3분의 2로 줄이고, 김 대법원장의 임기인 2023년까지 상근법관제를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로 만드는 사법행정회의에는 법원 밖 외부인사를 참여시킬 계획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밖에도 지속적인 사법개혁을 위해 입법부와 행정부, 외부 단체가 참여하는 개혁기구를 구성하는 방안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또 “사법부 외부의 각종 기관에 법관을 파견하는 일을 최소화하고, 법관 전보인사에 있어 인사권자의 재량 여지를 사실상 없애겠다”고 언급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에 사법발전위와 전국법관대표회의, 법원공무원노동조합으로부터 법원 안팎의 인사를 추천받아 사법개혁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실무를 맡을 추진기구를 설치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발전위원회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외부 법률전문가 4인과 법관 3인으로 구성된 이른바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을 설치하겠다”며 “사법행정회의의 신설과 법원행정처 폐지 및 대법원 사무국 신설 등에 관한 방안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해 관련 법률의 개정안을 마련한 후 이를 대법원장에게 건의하는 역할도 맡는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