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온 뒤 오랜만에 만난 일가 친척과 남은 연휴를 집에서 보내기보단 나들이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집에 오래 있어 봤자, “결혼 안 하느냐” “공부는 잘하느냐” “살 좀 빼야겠다” “일은 잘되느냐” 등 툭툭 던지는 친척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불편해지기만 한다. 잔소리가 심해지면 싸움으로까지 번진다. 좋은 풍경을 보거나, 재미있는 공연을 즐기는 것이 외려 정신건강에 유익하다. 더구나 이맘때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아 바깥 활동을 하기에 최적이다.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어디에 가야 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집에서 얼굴 붉히며 지내기보단 분명히 나은 행복한 고민이다. 멀리 여행을 떠날 수도 있지만, 주차장과 다름없는 고속도로에서 버릴 시간을 생각하면 진이 빠진다. 먼 곳보다는 집 근처 나들이가 낫다. 명절이니만큼 고궁, 박물관 등을 찾으면 다양한 우리 전통 프로그램들을 즐길 수 있다. 대부분 무료 개방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놀이동산에서도 추석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무료 개방 고궁들… 신명나는 놀이마당
추석 연휴인 22∼26일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 조선왕릉, 충남 아산 현충사, 충남 금산 칠백의총, 전북 남원 만인의총 등이 무료 개방된다. 평소 인솔자와 함께 둘러봐야 하는 종묘는 연휴 기간에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
박물관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한가위 특집 춤판 ‘두드락’을 선보인다. 희극춤, 가면극 등과 같은 전통공연과 함께 K팝과 함께하는 ‘바라 떼춤’, 팝송 선율과 어우러진 승무와 법고춤, 가곡에 맞춰 추는 향발무 등 전통무용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지방 국립박물관 및 전시관(경주·광주·전주·부여·공주·진주·청주·대구·김해·제주·춘천·나주·미륵사지)에서도 전통음식 만들기, 민속놀이 체험, 전통공연, 가족영화 상영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경복궁 경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추석맞이 송편 빚기, 매 인형 만들기, 고무신 만들기, 청사초롱 만들기 등 전통문화 체험과 강강술래, 풍물, 꼭두각시놀음 등 전통공연이 진행된다.
한가위 연휴 때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아 외부 활동을 하기에 최적이다. 오랜만에 만난 일가친척과 집에서 연휴를 보내기보다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자. 고궁, 박물관, 한국민속촌 등을 찾으면 다양한 우리 전통 프로그램들을 즐길 수 있다. 한국민속촌 제공 |
에버랜드 |
에버랜드는 추석을 맞아 사방치기, 뱀사다리 등 바닥놀이부터 세계 각국의 민속놀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놀거리를 선보인다. 카니발 광장에서는 돌을 던져 한발 혹은 두발로 숫자를 밟으며 전진하는 ‘사방놀이’,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만큼 전진해 마지막 숫자에 먼저 도착하면 승리하는 ‘뱀사다리’ 등 엄마 아빠가 어린 시절 즐겼던 바닥놀이 4종으로 옛 추억을 소환한다. 한국의 ‘투호’, 중국의 ‘쿵주(空竹)’, 필리핀의 ‘티니클링’ 등 세계 각국의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존도 카니발 광장에 함께 마련된다.
에버랜드 동물원에서는 지난 6월에 태어난 아기사자 가족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아기사자 2마리는 모두 수컷으로 사파리월드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사자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다. 판다월드, 타이거밸리, 몽키밸리 등 동물원 곳곳에서는 전문 사육사가 동물들의 생태 정보와 숨겨진 이야기를 생생히 들려주는 ‘애니멀 톡’을 진행한다. 한복을 입고 온 관람객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주며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롯데월드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는 메인수조 속에 뜬 보름달을 보며 가족이 함께 소원을 빌고, 한복을 입은 다이버의 퍼포먼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는 23일부터 25일까지 120층 스카이테라스에 설치된 천체망원경으로 한가위 보름달을 관측할 수 있다. 저녁 8시부터 9시까지만 이용 가능하다.
서울랜드 한가위대축제 |
한화 아쿠아플라넷여수 |
이귀전·강구열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