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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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스위스에 수소트럭 수출”… 미래차 돌파구

2023년까지 1000대 공급 양해각서 체결/‘엑시언트’기반… 한번 충전으로 400㎞ 주행/ 유럽 친환경차 시장 본격 진출 발판 마련/ 모비스, 자율차량용 단거리 레이다 개발
싼타페’·‘코나’·‘넥쏘’
동시에 IDEA 디자인상

현대자동차는 20일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DEA 디자인상’ 자동차 운송 부문에서 ‘싼타페’ ‘코나’ ‘넥쏘’ 3개 차종이 동시에 ‘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지금은 중국·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의 판매·이익 동반 감소와 미국발 보호무역 장벽 확산 등 겹악재로 고전 중이지만, 산업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미래차 영역에서 돌파구를 마련해 글로벌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는 19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IAA Commercial Vehicles 2018)에서 스위스 수소에너지 기업 ‘H2Energy(H2E)’와 내년부터 5년간 수소전기 대형트럭 1000대를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차가 공급할 트럭은 대형 냉장밴 및 일반밴용 트럭이다. 트럭은 현대차 ‘엑시언트’ 모델을 기반으로 유럽 법규에 맞춰 개발된다. 190㎾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등 전용부품, 수소탱크 8개가 장착돼 한 번 충전하면 약 400㎞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번 수소트럭 납품을 계기로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글로벌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후지경제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전기차는 2020년 38만대에서 10년 후 780만대 규모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을 기점으로 상용(버스·트럭) 수요가 확대되며 수소·연료전지 시장도 2030년을 기점으로 2016년 대비 약 30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수소경제 선도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보급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요국도 각종 실증(실제로 증명)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유럽에선 스위스 기업 COOP, 노르웨이 기업 ASKO 등이 수소전기 트럭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며, 35개 도시에서 90대로 시내버스 시범사업을 벌인다. 미국에선 도요타가 작년 5월부터 LA 항만 내에서 트럭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일본은 도요타 3t 트럭을 기반으로 편의점 물류 수송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현대차도 청소차 등 공공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4∼5t급 수소전기 중형 트럭을 개발하고, 시내버스는 이르면 2020년 양산을 검토 중이다.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은 “차량과 충전시설을 연계한 맞춤형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대모비스도 귀한 성과물을 내놨다.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량용 고해상도 단거리 레이다를 독자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부터 현대·기아차 상용을 시작으로 승용·RV(레저용차량)까지 차례로 확대한다. 연간 700만∼800만대 규모인 현대·기아차 판매량을 감안하면 수입대체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단거리 레이다는 뒤따라오는 차량의 위치, 속도를 인식하고 위험 상황을 알려주는 후측방 충돌 경고 시스템(BCW)에 적용된다. 해외 제품과 견줘 해석 속도는 2배, 물체를 구별하는 거리는 1.5배 이상으로 개선됐다. 무게도 절반 수준인 120g으로 줄였다. 차량용 레이다 시장은 연평균 약 20% 성장해 2020년 2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연내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중·장거리 등 레이다 4종을 모두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어 2020년까지 레이다 외에도 카메라,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등 자율주행용 센서 기술을 모두 확보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성과는 수년에 걸친 실패와 1000억원 가까운 손실을 본 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북미, 유럽 소수 업체가 독점해온 자율주행 센서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로 진입하게 됐다”며 “자율주행 최종 레벨을 목표로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를 통합하는 센서 퓨전, 딥러닝 기반 영상인식 기술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