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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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실업자 50만명 육박… 대졸 실업자수 뛰어넘나

고졸 실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용시장이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고졸자의 실업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총 실업자 수는 113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4000명 늘었다. 실업률도 같은 기간 0.4%포인트 높은 4.0%를 기록했다.

교육정도별 실업자 및 실업률 증감을 살펴보면 고졸자의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고졸 실업자는 49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9000명이나 급증했다. 25.2%나 늘어난 수치다. 실업률도 전체 실업률보다 0.6%포인트 높은 4.6%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1.0%포인트 늘었다.

고졸 실업자의 증가는 대졸이상, 중졸 이하 등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같은 기간 대졸이상 실업자는 2만2000명(4.5%) 늘어난 51만1000명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3.9%로 1년 전과 같았다. 중졸 이하 실업자는 지난달 13만명으로 1년 전보다 1만3000명(10.9%) 늘었고, 이들의 실업률은 3.1%로 0.4%포인트 높아졌다.

고졸자의 고용위기는 고용률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고졸자의 고용률은 61.9%로, 1년 전(63.1%)보다 1.3%포인트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대졸자의 고용률은 75%에서 74.8%로 0.2%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고졸 실업자가 증가 늘고 있는 것은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제조업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고졸 취업자 일자리 중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제조업에서 취업자 수가 줄면서 고졸 실업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감을 보면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등 고학력 직군의 직업군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12만명), 단순노무종사자(-5만명) 등 저학력 비중이 높은 직업의 취업자 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저임금 여파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 ‘고졸자 실업’에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경우도 포함되는데, 이들의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