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유기준·윤상현·박대출·정용기·김진태·윤상직 등 현역 의원 6명은 당시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황 전 총리와 오찬하며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 참석자가 26일 전했다. 당 대표 출마에 뜻이 있는 김 의원은 모임에 참석했으나 다른 일정이 있어 일찍 자리를 떴고, 중립 성향의 정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골수 친박‘이다.
한 참석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참석자들이 사전 조율이 없었는데도 이구동성으로 황 전 총리가 한국당을 이끌며 보수진영에 구심점이 돼야 한다며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대표 출마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오찬 참석자 대부분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해도 한국당 지지도가 오르지 않은 것은 당에 유력한 대선 후보가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당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과 황 전 총리가 당 대표로 출마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황 전 총리는 이 같은 권유에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경선과정에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 있고, 그러면 정권교체를 하는 데 힘들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황 전 총리의 대권 도전 의지는 분명했으나 전대 출마 요청에는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다만 시기를 놓고 고심하는 눈치였고, 당 대표 출마보다는 전당대회 이후 적절한 시점에 (정치권 입문)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찬 회동은 지난 7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유기준 의원에게 황 전 총리가 전화를 걸어 감사의 뜻을 전하는 과정에서 "식사를 하자"며 일정을 잡았다는 전언이다.
친박 의원과 중립성향 의원들은 황 전 총리에게 당 대표 출마를 계속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총리와 만남을 희망하는 한국당 의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한 재선 의원은 "조만간 황 전 총리를 개별적으로 만나 당 대표 출마 문제를 타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