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씨름으로 일본의 국기(國技)인 스모(相撲)의 간판스타였던 다카노하나(貴乃花)가 지난 25일 일본스모협회 탈퇴를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다카노하나는 1988년 데뷔해 스모계 최고 서열인 요코즈나(橫網)에 올라 국민적 인기를 끌어온 일본의 대표적 스타 선수로 2003년에 현역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에도 스모 지도자로서 후진을 양성하고 일본스모협회 이사로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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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스모의 국민적 영웅이었던 다카노하나가 지난 25일 일본스모협회 탈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TV아사히캡처 |
하루마후지 폭행사건은 지난해 10월 돗토리(鳥取)현 돗토리시에서 열린 몽골 출신 스모 선수들의 술자리에서 발생했다. 이 자리에는 몽골 출신 요코즈나인 하루마후지가 몽골 출신 후배 다카노이와(貴ノ岩·27)에게 “선배들에게 제대로 인사하지 않는다”는 등 평소 태도에 주의를 시키는 사이 다카노이와의 휴대폰이 울렸다. 다카노이와가 휴대폰을 꺼내는 순간 하루마후지가 탁자 위에 있던 맥주병을 집어 들어 머리를 가격했다고 한다. 당시 하루마후지는 다카노이와에게 올라타 20~30차례 주먹다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카노이와의 스승인 다카노하나가 돗토리현 경찰에 하루마후지를 폭행 혐의로 신고해 경찰이 조사에 들어가는 등 한동안 스모계는 물론 일본 사회 전체를 뒤집어놨다. 이후 맥주병 구타가 없었다는 등 사건이 진실 공방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회복세에 있던 스모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런 갈등의 배경에는 다카노하나와 협회 집행부의 오랜 반복이 있었다. 현역 시절인 1990년대 형인 와카노하나(若乃花)와 함께 ‘와카다카 열풍’을 이끌면서 큰 인기를 모았던 다카노하나는 은퇴 후에는 스모협회 집행부와 거리를 두면서 스모계의 개혁을 외쳤다. 2016년 스모협회 이사장 선거에 출마해 현 핫카이(八角) 이사장에게 패하기도 했다.
◆체조 코치의 소녀 선수 폭행 파동
지난달에는 일본체조협회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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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카와 사에 선수가 폭행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아사히TV 캡처 |
미야카와 선수는 이에 기자회견을 갖고 스승인 하야미 코치에게 폭력을 당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하야미 코치와 함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꿈”이라며 징계의 재검토를 협회에 요청했다. 미야카와 선수는 “누군가가 선수단의 내분을 꾀하고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 대상으로 협회 고위직 간부인 쓰카하라 미쓰오(塚原光男) 부회장과 쓰카하라 지에코(塚原千惠子) 본부장 부부를 지목했다. 쓰카하라 부부는 파워하라 지목되면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파워하라(Power Harassment)는 권력(power)와 괴롭힘(harassment)를 결합한 일본식 조어(造語)로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부하 등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뜻하는 소위 갑질을 의미한다.
다시 반전이 발생한다. 일본 방송사 후지TV가 지난 6일 미야카와 선수의 3년 전 폭행 피해 영상을 보도하면서 대중의 비판은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 영상에서 하야미 코치는 미야카와 선수를 훈련장 한쪽 벽면에 세우고 뺨을 때렸다. 폭행은 최소 두 차례 이뤄졌다. 맞을 때마다 미야카와 선수의 고개가 돌아가거나 뒷걸음질을 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자 하야미 코치는 다시 공분의 표적이 됐다. 미야카와 선수는 자신의 폭행 피해 영상이 폭로된 뒤 “지금 훈련할 심리상태가 아니다. 세계 체조선수권대회 국가대표 후보에서 물러나겠다”며 현재 체조계를 떠난 상태다.
일본에서는 이 밖에도 올해 들어 스포츠계를 둘러싼 잡음 계속되고 있다.니혼(日本)대 미식축구 선수가 지난 5월 감독의 지시를 받아 상대편 선수에 거친 태클을 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지난달 야마네 아키라 일본복싱연맹 회장이 강력한 내부권력을 이용해 전횡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기간 중에는 남자 농구 대표 선수 4명이 현지 환락가에서 성매매를 한 사실이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현지에 갔던 일본 기자에게 포착돼 대회 중 귀국하기도 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