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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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씨엔블루 정용화 부정입학시킨 경희대 학과장 법정구속

남성 4인조 그룹 ‘씨엔블루’ 소속 가수 정용화씨 등을 부정한 방법으로 대학원에 입학시킨 학과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판사는 8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희대 교수 A(50)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 대외협력처 부처장 B씨에게서 “(응용예술학과 박사 과정에 원서를 낸) 정씨가 스케줄이 있어 면접시험에 출석할 수 없으니 방법을 찾아보라”는 말을 듣고 허위로 정씨에게 면접점수를 부여해 합격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면접위원들에게 신입생 평가서의 점수란을 비워두라고 지시한 뒤 면접에 응하지 않은 정씨의 면접점수와 석차를 자신이 허위로 적었다. 이 같은 허위 채점표를 조교에게 건네 전산 시스템에 그대로 입력할 것을 지시했다.

정용화
A씨는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석사과정에 원서를 낸 ‘조트리오’ 소속 가수 조규만씨가 해외 체류 중 면접은 물론 기한 내 구비서류조차 제출하지 못했지만 비슷한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하는 수법으로 면접점수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 판사는 “A씨가 면접위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학과장 지위를 이용해 자기 뜻에 따라 면접시험 점수가 부여되도록 함으로써 면접위원들의 전체적인 의사에 따라 석·박사 과정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기능을 하는 면접시험 자체를 형해화 했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이어 “대학의 학문 연구를 위한 인재 양성에 있어 관문이 되는 석·박사 과정 신입생 모집이 A씨에 의해 좌지우지됐다”며 “이는 석·박사 과정 지원생들이나 그 소속 기획사 등의 이익과 맞아떨어진 A씨의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벌어진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전적으로 학교의 홍보나 발전을 위해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이 판사는 다만 “(A씨가) 이 사건 범행들을 인지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그동안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