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일교차 큰 계절, 고령자·만성질환자 ‘찬공기 주의’

예고없이 찾아오는 뇌졸중, 대처법은 / 뇌혈관 막히거나 터지는 순간 발생 / 한쪽얼굴 마비·균형장애 등 나타나 / 골든타임 6시간 이내에 병원 이송 / 최대 빠른시간내 막힌 혈관 뚫어야 / 발병초기 적절한 치료 받지 못하면 / 언어장애·수족마비 등 후유증 심각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 요즘 아침 날씨는 쌀쌀하다 못해 추위까지 느껴진다. 어느덧 겨울철을 예고하고 있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뇌졸중 예방이다. 아침과 낮에 일교차가 크면 기온 변화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같은 뇌혈관 질환이 발병하기 쉽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뇌혈관 질환은 암, 심장질환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병이다.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언어장애와 수족 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뇌졸중은 병원 도착 소요 시간에 따라 목숨이 좌지우지하는 대표적인 질환인 만큼 전조 증상이 있으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뇌졸중은 발병하면 사망률도 높지만 목숨을 건진다 하더라도 언어장애와 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전조증상 있을 때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게 최상이다. 긴 관을 통해서 좁아진 혈관에 접근, 혈전을 제거하는 뇌혈관중재시술 모습.
세종병원 제공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

뇌졸중이란 뇌경색과 뇌출혈을 합쳐서 이르는 말이다.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질환이다. 뇌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혈관이 막혀서 증상이 생기면 뇌경색이고,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출혈로 인해 증상이 생기면 뇌출혈이다. 과거에는 뇌출혈이 더 많았지만 현재는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사회경제적 환경이 많이 바뀌면서 다른 선진국들의 통계와 비슷하게 뇌경색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신체·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아진 데다 평소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는 30~40대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더는 노년층의 질환만이 아니다.

뇌졸중의 특징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는 것이다. 물론 혈관의 협착이 심한 환자에게서 일과성 허혈과 같은 일시적인 뇌졸중 증상이 발생했다가 다시 회복되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의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이상이 생기는 그 순간 갑자기 증상이 발생한다. 한쪽 얼굴·팔·다리 마비 증상, 언어장애, 어지럼증, 균형장애, 벼락 치듯이 생기는 두통 등 증상은 갖가지다. 혈관 이상으로 인해 손상된 뇌가 어떤 기능을 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병 원인은 다양하다. 뇌경색은 동맥경화, 심장의 혈전, 혈액응고장애, 동맥박리 등이 원인이고, 뇌출혈은 동맥류, 혈관 기형, 외상, 혈액응고장애, 아밀로이드병증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할 수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신경과 김경섭 과장은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 익히 들어 친숙한 성인병들이 뇌졸중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다. 생활 속에서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뇌졸중을 예방한 첩경”이라고 말했다.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증상 있으면 신속히 병원 찾아야

혈관이 막히면 뇌세포가 1초에 3~4만개씩 죽어가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뚫는 게 중요하다. 세종병원 신경과 김경성 과장은 “흔히 환자가 발생하면 주변에서 손을 따거나 팔다리를 주무르거나 집에 있는 비상약을 먹이고 상황을 지켜보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런 조치는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없다. 팔다리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뇌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뇌경색에서 골든타임은 6시간 이내다. 이전에 병원에 도착해 막힌 혈관을 뚫어야 재개통 치료가 의미가 있다. 뇌졸중은 병원 도착 시각이 빠르면 빠를수록 예후가 좋다는 것이 각종 통계로도 증명이 되고 있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뇌에 즉시 산소공급을 재개해야 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막힌 부위의 뇌혈관 세포는 5분 내로 죽지만 주변 부위는 다른 뇌혈관의 도움을 받아 최대 3시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알려졌다. 쓰러진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혈관의 막힌 부위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1∼2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환자는 가능한 한 빠르게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고대 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는 “뇌졸중은 응급질환으로 발병하면 1분 1초가 중요하다”며 “기온이 떨어지는 지금부터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 수 있는 만큼 고위험인자를 가진 이들은 전조증상이라 의심 간다면 주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