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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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도로공사 ‘입찰담합’ 의혹…6개 공구 평균 낙찰률 99.7%

새만금 내부 간선도로 건설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의 투찰률이 평균 99.7%를 기록해 입찰과정에서 담합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6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사업지 중심을 십(十)자형으로 가로지르는 간선도로를 구축하기 위해 동서2축도로와 남북도로 1·2단계 공사를 총 6개 공구로 나눠 2016년부터 최근까지 잇달아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했다.

발주금액은 공구별로 1777억원에서 최대 3400억원까지 총 1조1800억원 규모이며, 공사는 설계와 시공을 일괄 시행하는 턴키방식이 적용됐다. 입찰 결과 굴지의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모두 낙찰됐다. 낙찰률은 공구에 따라 98.8∼99.9%로 평균 99.7%를 기록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턴키방식 입찰은 대개 90% 전후 낙찰률을 보이고 가격경쟁방식으로 진행하는 일반 공사입찰의 경우는 이 보다 다소 낮은 80% 안팎에 그치고 있다. 2012~2013년 4대강 사업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과 함께 신규 공사 입찰이 제한된 건설사들의 낙찰률도 92.6%를 기록했다.

앞서 새만금사업은 2015년에도 방수제 공사와 관련해 12개 대기업 건설사들의 입찰담합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가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담합을 주도한 건설사 임직원이 사법처리됐다. 당시 방수제 공사도 턴키방식으로 진행됐는데, 7개 공구사업 낙찰율은 93.9∼99.98%로 평균 95.2%를 기록했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정책위원장은 “새만금 동서2축과 남북도로 건설공사 낙찰율이 기존에 문제가 된 방수제공사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입찰담합을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건설사들의 불법 담합이나 부당한 거래가 있었는 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발주처인 새만금개발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나라장터를 통해 선정된 국내 대형 턴키공사 낙찰률이 2016년 6건 평균 99.60%에 달했고 지난해도 11건 평균 99.70%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편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턴키공사의 경우 시공 과정에서 설계변경 사유가 발생하면 건설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낙찰률이 높게 형성된다”며 “공사업체 선정도 가격(30%)보다 기술능력(70%) 비중이 매우 높아 투찰율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