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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유모차 이용 불가 서울 지하철역 "무려 40곳"

세계일보 자료사진
엘리베이터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휠체어나 유모차 등의 이용이 불가능한 서울 지하철역이 4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시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10개 중 2개가 법적 설치기준에 맞지 않거나 설치돼 있지 않았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1∼8호선 지하철역 총 277개 가운데 14%인 40개 환승역은 휠체어를 타거나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같은 역 내 타 노선을 이용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7개 역은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해 지하철 입구부터 승강장까지 하나의 동선(지상↔대합실↔승강장)으로 이동 자체가 불가능했다. 또한 13개 역은 동일 노선에선 승강기를 이용해 외부로 나오거나 들어갈 수 없고 타 노선 출입구를 이용해야 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지하철 입구부터 승강장까지 휠체어 및 유모차 이동이 편리하도록 엘리베이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역사 내부구조 등 구조적 한계로 16개 역은 엘리베이터 설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황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의 20%는 설치기준에 맞지 않거나,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버스정류장, 지하철 역사, 터미널 등 여객시설이 27.6%로 부적합률이 가장 높았고, 횡단보도 등 보행환경도 부적합률이 21.9%에 달했다. 버스와 지하철 전동차의 부적합률은 8% 수준이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은 버스 및 지하철에 설치되는 행선지 표시, 자동안내방송, 교통약자용 좌석, 터미널 및 지하철 역사에 설치되는 통로, 경사로, 장애인 화장실 등이 포함된다. 보도 및 횡단보도에는 점자블록, 음향신호기, 턱 낮추기, 자동차진입제어용 말뚝 등이 해당한다.

자료에 따르면 여객시설 중 여객자동차터미널의 부적합율이 38%(부적합 20%, 미설치 18%)로 가장 높았고, 지하철 역사 25.8%(부적합 17%, 미설치 8.8%), 버스정류장 18.9%(부적합 10.3%, 미설치 8.6%)였다. 보행환경 중 보도의 부적합율은 27.8%(부적합 15.3%, 미설치 12.5%)였고, 횡단보도의 경우에는 16%(부적합 12.5%, 미설치 3.5%)였다. 시내버스 중 일반버스는 11.3%(부적합 0.8%, 미설치 10.5%)였고, 저상버스는 4.2%(부적합 2.1%, 미설치 2.1%), 지하철 전동차는 7.8%(부적합 6.3%, 미설치 1.5%)였다.

황 의원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등 교통약자가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편적 교통복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