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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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선정 절차 주먹구구…30% 1년 안 돼 자격상실

고용부 선정 절차 주먹구구 지적/“엄격 심사로 취준생 혼란 막아야”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강소기업’의 10곳 중 3곳이 임금체불이나 사망사고 발생으로 1년도 채 안 돼 자격을 상실하는 등 강소기업 선정 절차가 부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강소기업 선정 현황’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강소기업에 선정된 뒤 이듬해 탈락하는 기업이 30%를 웃돌았다.

강소기업 선정 사업은 중소기업 중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가능성을 판단해 ‘규모는 작지만 시장과 산업 내에서 강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을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기업에는 금융지원과 정기 세무조사 제외, 병역특례업체 가점 등의 혜택을 준다. 고용부는 강소기업 선정 규모를 2012년 9692곳에서 올해 2만5900곳으로 매년 꾸준히 늘려왔다.

그러나 2016년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1만1760곳 중 4450곳(37.8%)이 이듬해 강소기업에서 탈락했고, 지난해 선정된 1만6973곳 중 5121곳(30.2%)도 올해 인증이 취소됐다.

탈락사유를 보면 지난해 545곳의 기업이 ‘신용평가등급 B- 미만’으로 탈락했다. 산재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387곳, ‘10인 이상 기업’에서 ‘10인 미만 기업’으로 기준미달한 곳도 100곳이나 됐다. 임금체불이 발생한 업체는 27곳이었다. 올해는 동종 업계 평균보다 고용유지율(취업 후 12개월 이상 재직한 취업자의 비율)이 낮아 탈락한 기업만 245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강소기업 선정 절차가 부실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부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관 등에서 선정된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임금체불 등 결격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을 모두 강소기업으로 발표한다. 그러나 우수기업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의 경쟁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전 의원은 “고용부에서 강소기업이라고 발표하면 취업시장에서는 이를 ‘고용부가 인증한 좋은 기업’으로 믿는다”며 “이렇게 대강 선정해 발표하고 1∼2년 만에 지정을 취소하면 취업자들이 혼란을 겪으므로 숫자는 적더라도 강소기업 의미를 제대로 살린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