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 시민들에게 매우 불공평한 소위 ‘출생시민권’은 어떻게 해서든 끝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전날 공개한 인터뷰에서 “시민권이 없는 사람이나 불법 이민자가 미국에서 낳은 자녀에게까지 시민권을 주는 출생시민권 제도는 잘못됐다”며 “이를 없애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정헌법 14조 1절은 미국에서 출생하거나 귀화한 사람, 행정관할권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은 미국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위헌 논란을 야기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필두로 비판 발언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언 의장을 향해 중간선거에나 주력하라고 공박했다.
미국 중간선거를 엿새 앞두고 6일 동안 8개주 11곳의 유세현장을 찾는 ‘막판 강행군’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에스테로에서 열린 공화당 지원유세에 손을 흔들고 나서며 강행군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막판 ‘출생시민권 제도’를 비판하며 이민문제를 쟁점화했다. 에스테로=AFP연합뉴스 |
역설적이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캐러밴이 계속 생겨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평소 미국 이민을 생각하면서도 주저하던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언급으로 세상이 주목하자 용기를 내 이민 실행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2000명이 모인 ‘4차 캐러밴’이 미국을 향해 떠났다. 사흘 앞선 지난달 28일에는 300명으로 조직된 3차 캐러밴이 산살바도르에서 출발했다. 규모가 약 1000명으로 불어난 2차 캐러밴은 현재 과테말라와 멕시코 사이 국경을 통과하고 있으며, 캐러밴 본진 약 4000명은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를 지나고 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