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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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vs 아베… 강제징용 대립 장기화하나 [특파원+]

日 "한·일 국교정상화 때 끝난 일"… 입장 표명 요구에 침묵하는 文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확정판결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정권의 대립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일본 외상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당한 한국인에 대한 보상은 한국 정부가 책임을 다해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4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직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고노 외무상은 가두연설을 통해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때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이 보상과 배상을 어떻게 할지였다”며 “일본이 경제협력으로서 일괄적으로 한국 정부에 지불하고 국민 하나하나에 대한 보상은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대법원)판결이 그런 약정을 완전히 위반하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에 이미 필요한 돈을 냈기에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노 외무상의 이런 발언은 이번 대법 판결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조속하고 분명한 입장일 밝히라는 종전 연장선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총리 정권의 대법 판결 입장 표명 요구에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수훈 주일(駐日) 한국대사는 일본의 조속한 입장 표명 요구와는 달리 오히려 한·일 양국에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사는 지난 1일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판결문도 따져봐야 하고 협의체가 될지 민관합동위가 될지도 구성하려면 민간인도 모셔야 해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 한·일이 서로 냉각을 위해서도 시간을 벌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의미였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아르헨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한·일 간의 강제징용 대결을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2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보통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는 별도로 양자 간 정상회담이 활발히 열린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