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와 같은 당뇨병 환자들은 요즘 등산이나 운동 등 각종 야외활동을 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발에 상처가 나면 작은 상처라도 바로 병원을 찾는 게 필수다. 당뇨발은 일반 상처와 다르게 저절로 치유되기 어렵고 소독만 한다고 낫지 않는다. 환자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당뇨 합병증인 당뇨발 환자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봤다.
◆당뇨 발, 감각마비로 상처 생겨도 잘 몰라
당뇨족, 당뇨성 창상,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으로 불리는 이른바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들이 대표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당뇨 합병증이다. 고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는 “당뇨 환자에게 이런 합병증이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혈액순환 장애와 혈관 속 높은 당 수치가 신경세포를 죽여 감각을 무디게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발에 감각이상 정도를 느끼지만, 차차 감각이 마비돼 상처가 생겨도 모른 채 방치하게 되고, 이것이 염증으로 발전해 괴사하고 심해지면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30초에 한 명씩 당뇨발로 인해 발을 절단하고 있을 정도로 무서운 당뇨 합병증이라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일단 발에 상처가 생기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소한 관리 소홀로 당뇨발이 시작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들은 실내에서도 양말이나 적절한 실내화를 착용해 발이 외부 자극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피하는 게 필요하다. 발에 상처가 생기고 마찰이 가해질 확률을 낮추는 노력이 생활 속에서 요구된다. 겨울철에는 전기장판 등 전열기구를 사용하다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열기구 사용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발 예방을 위해 발도 자주 씻어야 한다. 씻는 물의 온도도 발의 감각이 떨어져 있으므로 손으로 확인하여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발을 씻은 후에는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물을 충분히 말리고, 상처나 물집이 잡힌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관리해야 한다. 항상 발가락과 뒤꿈치 부분이 막힌 편안한 신발을 신고, 상처가 있는 곳은 신발에 구멍을 뚫어 상처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운동할 때는 가급적 발에 자극이 적은 운동을 택해야 한다. 가벼운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이 추천할 만하다. 이런 운동은 하지 근육을 발달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해 당뇨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만, 당뇨병 환자는 발 감각이 무뎌져 있어 발에 하중이 가게 되면 상처나 물집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등산이나 달리기 등 발에 과도한 자극을 주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수영이나 서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등의 발 주위에 마찰을 주지 않는 운동이 좋다.
당뇨발은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다. 당뇨병 환자는 등산 등 야외활동 시 생긴 작은 상처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작은 상처라도 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절단을 막을 수 있다. 전문의가 당뇨발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고대 구로병원 제공 |
당뇨병 환자는 발에 상처가 나면 아무리 작은 상처일 경우라도 즉시 병원을 찾아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 환자는 혈액순환이 불량하고 피부 재생능력이 부족해 상처가 쉽게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작은 물집으로 시작된 상처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정도로 악화할 수 있다.
당뇨발 치료에는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된다. 상처 부위에 피부 재생 능력이 뛰어난 건강한 세포 등을 이식해 상처를 아물게 하는 세포이식치료법, 산소를 최대한 공급해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고압산소치료법, 상처 부위 균 제거와 함께 세포기능을 활성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초음파치료법, 적외선을 조사해 피부 세포 기능을 활성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적외선치료법 등이 있다.
상처 부위에 붙여 치유를 촉진하는 인공 피부나 드레싱 재료들도 당뇨발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당뇨발 환자가 감각이 둔해지는 것과는 반대로 당뇨발 환자의 3분의 1은 신경세포의 장애 때문에 발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기자극으로 통증신호를 차단하는 전기자극 치료도 환자에 따라 사용된다.
한 교수는 “많은 당뇨발 환자들이 단순한 상처라고 생각해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최근에는 발을 절단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그런 만큼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발이 의심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최상”이라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