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의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 이후 광주지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유사 재판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일본 기업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면서 유사 소송의 재판도 비슷한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분위기다.
광주지역 법원에서는 다음달 두 건의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이 예정돼 있다.
광주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최인규)는 선고일을 앞당겨 오는 12월5일에 김재림씨 등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을 선고할 계획이다. 이 재판은 대법원의 신일철주금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선고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첫 재판이 열렸고,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신속한 판단을 촉구하면서 변론이 종결됐다.
광주지법 민사항소2부(부장판사 김성곤)도 지난 2일 김영옥(86)씨와 고(故) 최정례씨 유가족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항소심 첫 재판을 연 뒤 오는 12월14일 선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김씨와 1944년 도난카이 지진으로 숨진 최정례(사망 당시 17살)씨의 조카며느리 이경자(75)씨가 2015년 5월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김씨와 이씨에게 각각 1억2000만원과 326만여원(상속분 기준)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고 미쓰비시 측은 같은달 항소장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최근 신일본제철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도록 한 대법원 판결과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 동일하다고 판단해 일정을 앞당겼다.
근로정신대 양금덕씨 등 5명이 2012년 10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광주지법에 낸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양씨 등은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귀국해 1999년 일본 나고야지방재판소에 소송을 냈지만 2008년 패소가 확정됐다. 그러나 2012년 5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 이후 광주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양씨 등 5명의 소송은 지난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상태다. 이 판결이 날 경우 근로정신대 관련 소송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유사 재판 속도
기사입력 2018-11-05 19:27:29
기사수정 2018-11-05 19:27:28
기사수정 2018-11-05 19:27:28
日 근로정신대 피해자들 항소심 / 광주고·지법, 재판 잇따라 재개 / 주요 쟁점 동일… 선고일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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