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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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주유소 "내일부터 기름값 바로 내린다"…70% 넘는 자영주유소는?

정부가 인하하기로 한 유류세가 6일부터 적용된다.

유류세가 내려간 만큼 당장 우리 동네 기름값이 저렴해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전체 주유소의 70%를 차지하는 자영 주유소의 경우 소비자가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유류세는 정유사에서 원유를 가공해 출고할 때부터 붙는다.

원유값과 제조 비용에 유류세까지 더해서 주유소에 판매하는 구조다.

주유소에서는 유통 비용을 다시 붙여 소비자에게 팔게 된다.

소비자는 이렇게 기름을 넣고 이 모든 비용을 내게 돼 결국 유류세는 전적으로 소비자 부담이 되는 것이다.

◆정유업계 "기름값 바로 내리면 주유소 손해 불가피"

다만 주유소 입장에서는 기름을 매입해야 판매할 수 있어 일단 유류세를 정유사에 먼저 내고 소비자한테 받아 메우는 구조다.

지금 파는 기름은 보통 2주 전쯤 인하되지 않은 유류세를 주고 사온 것인 만큼, 당장 가격을 내리면 차액을 메우지 못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물량 같은 경우 유류세가 인상되어 있는 상태"라며 "바로 인하하려면 주유소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리 말해 가격을 내리려면 비싸게 산 재고를 털어내야 하는데 이것도 간단하지 않다.

지금은 가격을 천천히 내리지만, 6개월 후 다시 유류세가 오르면 즉각 반영해 싼값에 사들인 기름을 비싸게 팔아서 배를 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 탓에 주유소들은 추가 주문을 최대한 미루고, 재고 밀어내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직영주유소 비율 전체 8% 불과

대기업인 4개 정유사가 직영하는 주유소는 재고와 관계 없이 즉각 기름값을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직영주유소 비율은 전체의 8%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체감하려면 70% 이상을 차지하는 자영 주유소들도 기름값을 내려야 한다.

경쟁이 심한 곳부터 차례대로 내리긴 하겠지만 인하분을 얼마나 반영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