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6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상반기 전망)에서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2.7% 성장률은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2012년(2.3%) 이래 가장 낮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9%)보다 낮고 한국은행(2.7%)과는 같다. 하지만 KDI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2.6%)는 정부(2.8%)와 한국은행(2.7%)보다 더 낮을 뿐 아니라 잠재성장률(2.7∼2.8%)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 4일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과 법률안이 통과돼 집행되면 내년에는 실질적인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을 옹호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과는 동떨어진 전망치다.
성장률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이유는 투자 위축이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제조업 성장이 둔화하고 서비스업 개선 추세도 완만해진 가운데 투자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건설업 위축과 소비증가세 둔화도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KDI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3.5%에서 -1.8%로, 건설투자 전망치는 -0.2%에서 -3.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도 건설투자는 -3.4%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8%에서 내년 2.4%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투자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급격히 약화하는 모습을 반영했다”면서 “반도체 외 기업의 투자계획이 상당히 지연 또는 취소되면서 전반적 투자의 감소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수출은 반도체 외 품목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산업별 격차가 확대되고 수출증가율이 세계교역량 증가율을 하회하는 등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KDI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혁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김 실장은 “설비투자가 지속해서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앞으로 우리 산업경쟁력에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 없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괜찮은 성장률을 회복하는 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