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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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택시운전자 위한 첨단 지원장치 보급 고려해야"

전국 65세 이상 고령 택시운전자 7만 2800명 / 비고령자에 비해 교통사고 시 사망자 발생 가능성 높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로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 고령 택시운전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청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인지 능력과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고령 택시기사들의 사고도 늘면서 승객은 물론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사업용 택시운전자 26만8669명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7%가 넘는 7만28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전체의 3.2%였던 고령 택시운전자가 12년 사이 9배 가까이 커진 수치다. 지난해 기준 만 65세 이상인 택시기사는 22%로 버스(7%)나 화물차(8%)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의 한 LPG충전소에서 택시기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통안전공단 운수종사자시스템(2015)에 따르면 같은 거리를 달렸을 경우 고령의 택시기사가 교통사고나 교통사고 사망자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비고령자보다 높다. 연간 총 주행거리에서 연간 총 사고 건수를 나눈 ‘주행거리 대비 사고 건수’는 만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는 0.988, 그 미만인 비고령 개인택시기사는 0.650으로 차이를 보였고, ‘주행거리 대비 사망자 수’도 고령(1.21)이 비고령(0.97)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고령 택시운전자의 사고 방지를 위해 엄격한 자격검사와 검사주기 단축 등의 방안이 제시되는 가운데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을 도입해 시민의 안전과 어르신 운전자들의 일자리를 함께 지키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2016년 천안의 한 소규모 택시회사에서는 회사 내 모든 차량에 자체적으로 ADAS를 도입해 6개월간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고령의 택시운전자에 대한 ADAS 보급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모든 택시운전자에게 확대해 교통사고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고령화 시대에 고용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