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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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모형’은 ‘증강현실 3D 모델’로 대체될 수 있을까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아파트 모형이 이제 사라지는 걸까.

한 스타트업이 설계도만 있으면 수 초만에 증강현실(AR) 3D모델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간 건축가가 긴 시간을 들여 제작했던 건축물 모형을 AR 3D모델로 대체할 수 있을 거란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가 7일 서울 논현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2018’에서 클라우드 기반 AR 프레젠테이션 서비스인 ‘AR 스케일(Scale)’을 소개하고 있다. 어반베이스 제공

3D 공간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인 ‘어반베이스’는 7일 서울 논현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2018’에서 클라우드 기반 AR 프레젠테이션 서비스인 ‘AR 스케일(Scale)’을 최초 공개했다. 어반베이스는 그간 건축물 평면도를 수 초만에 3D로 변환할 수 있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미리 고객의 집을 꾸며볼 수 있는 홈디자이닝 AR·가상현실(VR) 서비스 어플리캐이션(앱)을 서비스해 왔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현재까지도 건축 전공 학생이나 건축가들은 모형을 만드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며 “건축가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AR 스케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AR 스케일을 이용하면 모형 제작 과정 없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만으로 작업물을 물리 공간에 구현할 수 있다. 건축 부지에 실제 크기로 구현하는 것도 가능해 주변 환경과 건축물의 조화도 직접 확인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하 대표는 “고객이 공간 제약없이 본인이 의뢰한 건축물을 3D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작업물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며 “이는 건축가와 고객 간 의사소통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여 최선의 결과물을 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반베이스는 AR 스케일을 통해 전 세계 건축가 만드는 모든 건물의 3D 공간데이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하 대표는 “일본, 중국, 유럽 등 나라가 달라도 모든 도면을 AR 3D모델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기존 건축가가 건축물 모형을 손수 만드는 모습(위)과 어반베이스의 AR 프레젠테이션 서비스인 ‘AR 스케일(Scale)’을 활용하는 모습.
어반베이스 제공

이날 공개된 AR 스케일은 내년 2월 중 정식 출시 예정이다. 어반베이스 AR 앱과 연동해 제공될 예정이다.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2018는 어반베이스가 젊은 건축가·정보기술(IT)업계 종사자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건축 기술을 공유하고 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이날 연설에 나선 김성아 성균관대 교수(건축학)은 “세상이 변하면서 건축가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 자리서 건축가 스스로 가둬뒀던 업역의 경계를 허물고 변화하고 있는 건축가의 역할과 다가온 미래에 대해 좀 더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게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콘퍼런스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