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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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전쟁'…이통 3사, 상용화 준비 박차

KT, 장비공급사 삼성·에릭슨 등 선정 / 계약 마무리하는 대로 기지국 구축 / SKT, 삼성전자와 ‘SA 교환기’ 개발 / LGU 하현회 부회장 취임 첫 현장 점검
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네트워크 현장을 찾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가운데)이 5G(세대) 시공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현장 경영에 나서며 LG유플러스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내년 3월 5세대(5G) 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이통통신 3사가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이통 3사 중 마지막으로 5G 장비업체 선정을 끝내고 곧 기지국 구축에 나설 예정이고, SK텔레콤은 상용화 이후를 고려한 기술·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하현회 부회장이 5G 개발 현장을 점검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차세대 이동통신 5G 장비 공급사로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최종 선정했다. 국내외에서 보안 이슈가 불거진 화웨이는 제외됐다. KT는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 제공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술력은 물론 기존 LTE망과 연동, 안정적 운용, 투자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KT는 LTE 도입 당시에도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를 썼다. 5G 도입을 앞두고는 메인 장비업체로 이들 3사에 화웨이를 더해 4개사를 검토해왔다. 화웨이의 탈락에는 기존 LTE 장비와 연동이 나머지 3사보다 어렵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5G는 도입 초기 LTE망을 함께 쓰는 NSA(비단독모드) 방식으로 구축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신속한 망 구축과 관리 안정성 측면에서 LTE 장비를 공급했던 제조사의 제품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 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LTE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가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채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끊이지 않는 보안 논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의 5G 장비는 국내 전국망 대역인 3.5㎓(기가헤르츠)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며 미국과 호주 시장에서 배제됐다. 영국 정부도 최근 보안을 포함한 이동통신 인프라 검토에 나서며 화웨이를 배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는 선정 업체와 계약을 마무리하는 대로 기지국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코어망과 기지국 구축을 위한 기초 인프라 준비를 마친 만큼 망 구축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9월 5G 장비사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를 선정했고, LG유플러스도 여기에 화웨이를 추가해 4사 장비를 쓰기로 했다.
SK텔레콤 연구원이 경기도 수원의 삼성전자 5G연구소에서 5G SA(단독규격) 교환기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이날 삼성전자와 차세대이동통신 5G SA(단독규격) 기반의 교환기 핵심 기술과 프로토타입 장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5G SA 표준이 발표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5G 국제 표준은 LTE와 장비를 일부 공유하는 5G NSA와 5G 장비만을 이용하는 5G SA로 나뉜다. SA는 NSA보다 기술 개발이 어렵지만,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개발한 ‘5G SA 교환기’는 무선기지국과 인터넷망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 교환기에는 △전송 단계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데이터 병렬 처리 기술 △유사한 데이터를 모아 압축 전송하는 데이터 가속 기술 △블록을 쌓듯 보조 장비를 탈부착할 수 있는 모듈화 기술이 처음 탑재됐다.

LG유플러스는 하현회 부회장이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서울 노량진 5G 기지국 구축 현장을 방문해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프라그룹장 황재윤 상무에게 “5G는 향후 10년간 성장의 동력이 되는, 우리 통신업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며 “4G 성공 경험을 살려 가장 차별화된 5G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네트워크 구축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통 3사는 5G 주파수가 할당되는 12월 1일 5G 첫 전파를 송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일반 상용화는 5G폰이 나오는 내년 3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