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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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빗방울과 함께 가을에 작별을 고하다

아스팔트 바닥 갈라진 틈 따라 빗물이 스민다. 가을비는 스리슬쩍 다가와 계절의 전복을 귀띔한다. 흥건해진 은행잎이 거리로 내려앉고 그 위로 겹겹이 잎들이 쌓인다. 노랑이 깊어진다. 이내 가을은 기운다. 꽤 오래 버틴다 했던 가을이 부서졌다. 비가 그치고 겨울 외투를 꺼내 입은 아침, 올해 가을은 한때의 루머가 된다.

하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