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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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희망상가’ 청년·소상공인 꿈의 디딤돌 되다

시세 50~80%로 최장 10년 임대 계약 / 올 4월 시작… 26개단지 172호 공급 / 배후 수요 탄탄… 창업 공간으로 인기 / 입점자에 메뉴 개발 등 무료 컨설팅 / 최대 관심지 ‘하남 미사’ 경쟁 치열
청년과 주부가 나란히 가게 문을 열고 이웃엔 사회적기업이 입점을 준비한다. 버거운 창업비용과 매년 급등하는 임대료 등으로 고통받는 국내의 영세상인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같지만 실제 경남 하동부터 경기 하남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희망상가’가 공급되면서부터다.

LH는 창업의지가 있는 누구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해 LH희망상가를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상가는 청년, 경력단절여성, 사회적기업 등에게 시세의 50% 수준에서,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시세의 80% 수준, 실수요자에게는 낙찰가격으로 임대된다. 저렴한 임대료는 물론 단지 내 상가인 만큼 확실한 배후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어 창업공간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또한 최장 10년간 안정적으로 임대가 가능하고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고 있어 긴 호흡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본격 공급된 LH희망상가는 현재까지 26개 단지 총 172호를 공고, 지역 청년과 경력단절여성, 소상공인의 호응을 받았다. 특히 반값임대를 지원하는 공공지원형(Ⅰ)에는 다수의 예비창업자가 몰려 평균 4.8대1(10월 말 기준)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공공지원형은 지원자격 검증과 사업계획서 심사를 통해 입점자를 선정한다. 사업계획은 1차 서류와 2차 면접을 통해 창업아이템의 적합성,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심사하는데, 지원자 유형별로 특색 있는 사업 아이템들이 돋보였다.

희망상가는 사업 공간 임대만 하는 게 아니다.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도 갖추었다. LH가 지난 6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영업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LH희망상가 입점자에게 무료 컨설팅을 제공키로 한 게 대표적이다. 분야별 전문 컨설턴트가 사업장을 방문, 마케팅, 메뉴 개발 등 입점자의 상황에 맞춰 자문을 해주고 입점자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가장 큰 관심을 받은 LH희망상가는 경기 하남미사 C3블록 단지 내 상가(사진)다. 하남미사 C3블록은 지하철역(예정)과 주상복합 단지가 밀집한 중심상업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입지를 기반으로 LH는 67호 대규모 상가를 스트리트몰 형태로 공급했다. 공공지원형에 140여명이 신청해 현재 입점자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하동에 5곳의 LH희망상가가 문을 열었다. 로컬푸드 카페, 미니 갤러리, 건축사무소 등이다. 104호 입점자 김다은씨는 “20대 입장에서 무작정 카페를 열기에는 임대조건 등 부담이 엄청났는데, LH가 좋은 계기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며 “여기서 마련한 밑거름을 바탕으로 하동의 로컬푸드를 전국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니 갤러리를 조성해 핸드메이드 공예품, 그림 등을 판매할 예정인 경력단절여성은 “희망상가가 예술가의 꿈을 계속 키워갈 수 있는 제2의 기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LH희망상가는 11월 중 세종 서창, 울산 웅촌지구 공공지원형 접수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일반형 경쟁입찰은 하남미사, 화성동탄 등이 예정되어 있다. 자세한 사항은 LH청약센터에 게시된 개별공고문을 확인하면 된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