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노화가 일어나듯이 연골과 그 주변의 뼈도 서서히 퇴행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지난해부터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환자가 500만명에 육박한다. 김씨와 같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은 특히 요즘 같이 추워지는 날씨에 관절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관절은 추위에 민감해 관절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인 환자도 적지 않다. 겨울철을 앞두고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관절 관리법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봤다.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도 월동 준비해야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인체의 하중 부하가 많은 관절인 고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 척추관절 등에 많이 생긴다. 그중에서도 보행이나 운동을 할 때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무릎관절은 유독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신체 부위다.
환절기에는 아침과 저녁의 급격한 기온 변화로 관절 내 압력 차이가 발생해 통증이 많이 생긴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체내에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혈관과 근육이 굳어지고 관절조직이 위축된다. 이로 인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근육이나 인대로 가는 영양분과 통증 완화 물질이 적게 전달되어 작은 자극에도 염증이 발생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추위로 인해 운동량이 줄어 무릎관절의 사용횟수가 줄어든 만큼 관절 주변 근육도 약해진다. 약화한 근육은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다 보니 요즘 늦가을 산행으로 무릎 부상을 당하기도, 낙엽으로 덮인 도로에서 낙상해 골절을 입기도 한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관절 기능이 떨어진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는 기온이 떨어질수록 시리고, 욱신거리는 등 심한 통증을 느낀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무릎 관절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낮은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는 외출을 삼가고 옷을 따뜻하게 잘 챙겨 입는 등 관절 부위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하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거나 온찜질을 자주 하는 것도 통증 감소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무릎관절 주위 허벅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도 권장된다. 무릎관절로 가는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통증을 경감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린 상태에서 발끝을 몸 쪽으로 당기고 10초 정도 유지하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면 허벅지 근력을 강화해 무릎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근본 치료는 없으나 조기에 치료하면 진행은 지연할 수 있어
고려대 안암병원 마취 통증의학과 고재철 교수는 “안타깝게 퇴행성 관절염은 한 번 증상이 시작되면 관절의 퇴행 진행을 중단시킬 수 없으므로 근본적으로 완치라는 개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질병 진행을 늦추고 통증을 경감시키며 관절의 기능을 향상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보존적 치료는 약물치료, 물리 치료, 보조기 등을 통한 치료가 있다.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고 관절 퇴행적 변화가 계속되면 수술해야 한다. 수술에 앞서 환자의 퇴행성 관절염 단계에 따라 시행하는 비수술적 치료도 있다. 히알루론산의 관절 내 주사는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다. 스테로이드 관절 내 주사도 과거에 많이 사용됐으나 요즘은 부작용 등을 고려해서 제한적으로 한다. 무릎관절을 지지해주는 인대 구조 등을 강화하기 위한 인대 강화치료도 있다.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에게는 무릎 관절 신경 차단 후 일시적 호전이 있는 경우 이를 ‘고주파 열응고술’을 이용해 통증을 감소시키는 방법도 있다.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심한 골관절염 환자들이나 무릎 관절 수술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도 효용이 있다. 수술할 경우에는 관절 내시경 수술, 교정절골술, 인공관절 수술 등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유의할 점이 있다. 평소에 체중 부하가 많은 관절에 반복적인 무리한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 비만인 경우에는 적당한 체중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평소 일을 할 때는 앉아서 하고,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지 않는 것이 좋다. 고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은 대부분 노화와 관련이 있으므로,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단계적 치료를 시행하면 병의 진행을 지연시켜 증상을 호전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진단·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