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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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넘은 실종자 생긴 美 산불… 관련한 4가지 미신은

18일(현지시간) 현재 1000여명이 넘는 실종자가 생기고 70여명의 사망자를 낳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뷰트 카운티 대형 산불 ‘캠프파이어’는 재난으로서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산불의 여러 특성을 보여준다. 쉽게 진화되지 않으며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내는 등 올해 초 99명의 사망자를 낸 그리스 산불과 비슷한 특징이 산불의 전형적인 특성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 발생한 산불의 연기가 미국에서 관찰되는 등 점점 대형화하고 있는 산불의 이런 양상을 ‘뉴 노멀’(새로운 기준)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이렇게 산불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면서 우리가 기존에 알았던 정보들과 다른 산불의 특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전했다.

우선 벌목이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된다는 상식에 대해 방송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불이 붙을 수 있는 ‘탈 것’이 완전히 없어지면 이론적으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일반적인 벌목의 경우 각종 가지 및 버려진 관목이 생겨 이들이 오히려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 나뭇가지들은 점점 말라갈 수밖에 없어 화재의 원인이 되기 쉽다. 실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벌목 등 관리를 많이 한 지역일수록 대형 산불이 난 경우가 많았다.

또 대형 산불을 대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을 우리가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도 잘못됐다고 BBC방송은 설명했다. 캠프파이어와 같은 대형 산불은 위협적이지만 불이 붙지 않은 마감재로 지붕 및 외벽 공사를 실시하고 집 주변에 아무 것도 놓지 않는 ‘안전 지대’를 설치하는 등 여러 방법이 존재한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아울러 대형 산불은 어쩔 수 없는 생겨나는 자연 현상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방송은 그 규모와 강도 면에서 최근 산불이 예전과 다른 경향을 띤다고 분석했다. 실제 비교적 시원하고 습기가 많은 시기라고 평가되는 1930~1980년대에는 산불이 적었지만 지구온난화와 같은 이상 기후가 생겨나면서 산불 발생 횟수는 급증했다. 1978년 대비 2013년 기준 산불로 타버린 면적은 전 세계적으로 19% 가량 증가했다. 기후변화가 최초 발화가 많아지는 요인이 되지 않더라도 가뭄, 고온 현상, 강풍 등 기후변화가 산불 피해를 촉진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산불을 완전히 진화하거나 통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잘못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캠프파이어와 같이 산불이 너무 빨리 번져 신속한 대피 만이 유일한 방법인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BBC방송은 “앞으로는 (여러 국가들이 모여 있는) 중·고위도에서 더욱 산불이 많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어설픈 대책으로) 산불을 진압하는 데 실패한다면 산불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경구를 정책 입안자들이 더욱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AP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