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한국전력 최홍석(왼쪽)의 스파이크가 OK저축은행의 블로킹에 가로막히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이로써 한국전력은 올 시즌 개막 이후 11연패를 이어갔다. 문제는 이 연패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시즌 전 자유계약(FA)로 현대캐피탈로 떠난 전광인(27)의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하는 가운데 팀 공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아텀은 장기부상이 유력하다. 시즌 초반 이미 복근근육 부상으로 다수의 경기를 빠졌던 아텀은 복근 부상이 재발해 두 달이나 더 경기를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수도 없다. 이미 시즌 전 트라이아웃으로 영입한 사이먼(26)을 훈련 방식에 대한 견해차 등으로 방출한 뒤 단 한번만 가능한 외국인 선수 교체 기회를 활용해 아텀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아텀의 회복을 기다리는 가운데 의외의 신인이 터지는 ‘요행수’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태다.
한국전력은 과거에 이보다 훨씬 긴 연패를 기록한 적이 두 번이나 있다. 2008~2009시즌에는 개막 후 25연패를 당했고, 2012~2013시즌엔 시즌 네 번째경기부터 25경기를 내리 졌다. 이 해에 한전이 기록한 2승28패는 현재 V리그 최다패 기록으로 남아있다.
다만, 이 두 번의 시즌은 모두 어느 정도의 변명거리가 있었다. 2008~2009시즌 한전은 프로전환 첫해로 이때는 사실상 아마추어팀과 다름없는 상태로 시즌을 운영했다. 당시 외국인 선수조차 영입하지 않은 채 무명 선수들로만 시즌을 버텨나갔지만 4승이나 올리며 의외의 선전이라는 평까지 받았다. 2012~2013시즌은 V리그를 강타한 승부조작 파문 여파가 팀을 덮쳤다. 한전은 이 사태로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등으로 어렵게 모은 주전급 선수들을 상당수 잃으며 팀의 근간이 흔들렸고, 결국 예상된 부진 속에 시즌을 끝마쳤다.
외부적 요인이 컸던 이 두 번의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의 부진은 팀 운영 미숙과 대체 선수 육성 실패 등 내부적 요인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전력이 연패를 지속할수록 더 굴욕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한국전력이 반전의 카드를 찾아내 굴욕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