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는 무주군 무주읍 대차리 일대 고분군에서 5∼6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계 석관묘(石槨墓) 9기와 가야계 석곽묘 2기를 처음 찾아냈다고 27일 밝혔다.
전북 무주군 대차리 고분군 석관묘에서 발굴된 가야계 토기류.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제공 |
이 중 9기는 깬돌(割石)로 벽체를 조성하고 바닥에는 잔돌(小石)로 시상대(무덤 안에 시신을 안치하기 위해 바닥에 마련한 대(臺) 시설)를 깐 형태였다. 나머지 2기는 강돌(川石)로 벽체를 축조하고 바닥에 시상대가 없는 상태였다. 깬돌 석곽묘는 긴 축이 등고선과 평행한 반면 강돌 석곽묘는 등고선과 직교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곽장근 가야문화연구소장은 “깬돌과 잔돌로 조성한 무덤은 충북 옥천 금구리와 경북 상주 헌신동, 병성동, 전북 남원 봉대리에서도 확인됐는데, 신라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북 무주군 대차리 고분군에서 나온 신라계 할석 석곽묘.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제공 |
반면 강돌 벽체와 시상대가 없는 석곽묘는 장수지역 가야계 석곽묘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무덤은 도굴 등 훼손 흔적으로 잔존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데다 유물도 발견되지 않았으나, 축조 방법·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곽 소장은 “신라계 석관묘는 6세기 초 전후시기에 조성됐던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신라의 서진 시기를 6세기 중반으로 보는 학계 견해보다 이른 시점일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전북지역 신라의 진출 과정과 가야, 신라의 역학관계를 밝힐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