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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성이라고 숙직근무 열외? 이게 남녀평등?" [일상톡톡 플러스]

"서울시 여성 공무원 비율 40% 시대" 女 공무원도 내년부턴 숙직근무…역차별 우려 해소 기대

서울시가 남녀 역차별 해소를 위한 방안을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남성 공무원만 하던 숙직을 내년부터 여성 공무원으로 확대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시 본청은 올해 12월부터 주 2회 시범운영에 들어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이를 위해 12월 이전에 당직실 휴식공간을 남성과 여성용으로 나누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한 당직 근무 제외 대상자를 기존 임신(출산)자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만 5세 이하 양육자, 한부모가구의 미성년자 양육자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이는 남녀 공무원의 형평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며 "여성 공무원 비율이 40%까지 늘고, 당직 업무에서 남녀 구분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공무원 숙직' 女 47% "찬성 안 한다"

남성 공무원이 여성보다 자주 당직을 하다 보니 남성 공무원의 어려움이 늘어 역차별 우려가 제기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당직은 주말 및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일직과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근무하는 숙직으로 구분된다. 일직은 여성 공무원이, 숙직은 남성 공무원이 각각 맡는다.

숙직 일수가 일직보다 많다 보니 남성과 여성 공무원의 당직 주기 격차는 1.7배까지 벌어졌다.

본청 남성 공무원의 경우 9개월마다 숙직을 서야 하는 반면 여성 공무원은 15개월에 한 번 일직하면 된다.

올해 4월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참가자의 63%가 여성 공무원 숙직을 찬성했다. 남성은 66%, 여성은 53%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30대 직장인 A씨는 "대부분의 직장에서 힘쓰는 일엔 남성이 동원되고, 여성은 열외인 경우가 많다. 심지어 여직원 스스로 하려고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남직원이 당연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찬가지로 동일한 직종인데도 힘들고 거친 일은 남성이 도맡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여성은 행정적인 일만 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게 남녀 양셩평등인지, 아니면 남녀 역차별인지 묻고싶다"고 덧붙였다.

시는 여성 공무원 숙직 시행에 맞춰 남녀 구분이 불가피한 업무가 포함된 경우에는 남녀 혼성으로 당직 인원을 구성하거나 방호직·공공안전관 등과 협조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심야 시간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청사 밖 순찰 등 대면 접촉 업무를 할 경우 본청 및 사업소별 방호직·공공안전관·외부용역업체 등과 긴급연락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남학생 46.6% "데이트 비용 부담할 때 역차별 느껴"

한편 남학생 10명 중 6명 가량이 역차별을 느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 대학교에서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성차별 경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65.3%(남 58.8%, 여 71.8%)가 성차별을 경험한 바 있으며, 이 중 48%는 이성으로부터 차별을 받았다고 답했다.

성차별 경험 장소는 학교가 41.5%로 가장 많았으며 아르바이트 직장(28.3%), 집(14.8%)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남녀평등사회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대체로 그렇지 않다(48.5%)’와 ‘매우 그렇지 않다’(13.9%) 등 부정적 응답이 주를 이뤘다.

여성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39%가 여성의 능력부족 인식을 꼽았다. 그 뒤를 남아선호사상(24.8%), 남성우대채용(16.5%), 군가산점제(8.3%)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역차별 대표 사례로는 징병제도(40.1%) 여성전용시설(24.9%), 여성고용할당제(19.4%) 여자대학(8.5%) 등을 꼽았다.

여학생의 38.2%는 외모로 평가받을 때 실생활에서 가장 큰 차별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밖에 가사를 분담할 때(26.5%)와 여성스러움을 강조 받을 때(21.0%), 여성흡연에 대한 차가운 시각을 느낄 때(15.6%)라고 답했다.

반면 남학생의 46.6%는 데이트 비용을 부담할 때 가장 역차별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궂은일을 도맡을 때(23.7%), 가사에는 남성이 무능력하다고 들을 때(10.7%), 술자리 버티기 강요받을 때(7.6%) 순으로 답했다.

◆"모든 남자를 성폭력 가해자로 보는 것 같다"

올해 우리 사회를 강타한 '미투(#MeToo)' 운동이 시작된 이후 여학생들은 남교사에 의한 성희롱과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고 '스쿨 미투' 집회를 여는 반면, 남학생들은 이런 분위기에 반발하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남녀 성 인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9월 6일부터 30일까지 전국의 13∼18세 청소년 333명을 대상으로 미투 운동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모든 남자를 성폭력 가해자로 보는 것 같다”는 항목에서 남학생의 49.2%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여학생은 18.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학교에도 여전히 성차별적 요인이 많다”는 항목에 대해서는 여학생의 63.9%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남학생들은 35.5%만이 동의했다.

“미투 운동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남학생이 가장 많이 답한 것은 ‘관심 없어서 잘 모르겠다’(39.5%)였지만 여학생은 ‘페미니즘과 성 평등에 관심이 생겼다’(60.8%)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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