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드리치가 불과 7개월여 만에 세계 축구계의 정점에 섰다. 그는 4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18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2위 호날두를 제치고 남자축구 발롱도르를 거머쥐었다. 앙투안 그리에즈만(27·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킬리앙 음바페(20·파리 생제르맹)가 3, 4위로 뒤를 이었고 메시는 5위에 그쳤다. 발롱도르는 프랑스의 축구 전문매체인 프랑스풋볼이 주관하는 상으로, 지난 10년간 리오넬 메시와 호날두 등 단 두 명만이 수상을 양분했었다. 모드리치가 ‘메날두 10년 천하’를 마침내 끝낸 셈이다.
루카 모드리치가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2018년 남자 발롱도르를 수상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
이 대회에서 모드리치는 인구 400만명의 소국 크로아티아를 결승까지 이끌며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상대의 예측을 벗어나는 창의력에 기반한 그의 플레이가 축구팬들을 한순간에 매료시켰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에서는 예술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월드컵에서의 빛나는 활약 속에 그의 아픈 과거사도 다시 조명됐다. 1990년대 초반 유고슬라비아 내전 속에서 난민으로 떠돌던 소년이 축구를 통해 꿈을 이룬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모드리치도 이날 수상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수상자로 호명된 뒤 “발롱도르를 수상한 위대한 선수들 사이에 포함됐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