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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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소지만 해도 처벌… '정일' 행위에 칼 빼든 中 [특파원+]

중국 당국이 정일(精日) 행위에 대해 칼을 뽑아 들었다. 정일이란 ‘정신적 일본인(精神的 日本人)’이라는 뜻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중국인이면서도 일본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1937년 일본군에 의한 대학살의 참상을 경험한 중국 난징(南京)시가 욱일기(旭日旗)와 같은 군국주의 상징물 소지와 일본의 침략·군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국가공제보장조례(國家公祭保障條例)를 난징 대학살 81주년인 오는 13일부터 시행한다.

중국의 정일(精日·정신적 일본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국 군복을 입은 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난징시 당국은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군국주의 상징물을 소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
난징시가 속한 장쑤(江蘇)성 인민대표대회(지방의회 격)가 지난달 23일 채택한 이 조례는 국가 공제(公祭·추도)활동의 순조로운 진행과 국가공제시설의 보호 관리 강화 등의 목적을 위해 제정됐다.

조례 28조는 난징 대학살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 피해자에 대한 모욕·비방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29조는 국가공제시설과 대일항전 유적 및 기념관 등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군복 착용, 깃발 등을 소지하거나 이런 행위의 촬영, 인터넷을 통한 공개 전파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8·29조와 관련해서는 처벌 조항도 있어 “28조, 29조를 위반해 다른 사람(피해자)을 모욕하고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며 침략전쟁을 찬양·미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안기관이 법에 따라 처벌하고 형사책임을 조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사한 입법이나 조례 제정이 한국·대만에서 이뤄지면 일본 우익이나 친일 인사의 소녀상 모욕과 같은 행위를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2월 군복 마니아인 중국 청년 2명이 옛 일본군 군복을 입고 일본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서 확산시켜 중국 내에서 큰 소동일 벌어졌다. 지난 5월 말 톈진(天津)에선 2차대전 당시 일본군 군복 차림으로 결혼축하 차량 행렬을 이끄는 남성의 모습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전국적 비난의 표적이 됐고 결국 이 남성은 인터넷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