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았던 V리그이지만, 토종 공격수의 분전이 더해지면서 흥행과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이 중 돋보이는 선수가 박정아(25·한국도로공사), 이재영(22·흥국생명), 이소영(24·GS 칼텍스)이다.
‘포스트 김연경’의 선두주자인 박정아의 강점은 단연 폭발적인 공격력이다. 한국도로공사는 1라운드 도중 용병 이바나 네소비치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공격 부담은 오롯이 박정아에 쏠렸지만, 그는 토종 선수 중 가장 많은 269득점을 올리며 연신 강스파이크를 꽂았다. 여기에 세트당 0.29개(3위)의 서브에이스는 덤이다. 이숙자 해설위원은 “주저하지 않고 때린다”며 반 박자 빠른 박정아의 공격이 코트를 장기간 지배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흥국생명이 시즌 3위(승점 22)로 도약한 데는 이재영의 성장이 한몫했다. 토종 선수 중 두 번째인 225득점뿐 아니라 빈 구석으로 찔러 넣는 퀵오픈(3위·성공률 47.80%)도 수준급이다.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에서도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다.
2위 GS칼텍스(승점 23)가 하위권일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돌풍을 일으킨 데는 이소영-강소휘-알리의 공격 ‘삼각편대’ 공이 컸다. 이소영은 전체 2위 공격성공률(41.36%)의 정교함을 장착해 나머지 두 선수가 부진할 때도 홀로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팀 상승세를 주도한다.
안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