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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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분열된 英 보수당…메이 총리 신임투표 실시 [월드 이슈]

영국 보수당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승인과 관련해 당내 반발에 직면한 테리사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신임투표에서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영국 보수당 당 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당 대표인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 요구 주장이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브래디 의장은 “당 대표에 대한 신임투표를 요구하는 의원이 기준점인 15%를 넘었다”고 말했다. 브래디 의장은 관련 사실을 전날 저녁 메이 총리에게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6∼8시 하원에서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가 열릴 예정이다. 결과는 투표 직후 곧바로 공개된다.

보수당 당규에 따르면 하원에서 확보한 의석(315석)의 15%, 즉 의원 48명 이상이 1922 위원회 의장에게 대표 불신임 서한을 제출하면 신임투표가 열리게 된다. 메이 총리가 투표에서 단순 다수(simple majority)의 지지를 확보해 승리하면 당대표 및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게 된다. 또 1년 내에는 다시 신임투표를 실시할 수 없다. 하지만 메이 총리를 불신임한다는 의견이 신임한다는 의견보다 많으면 메이 총리는 총리직과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어 열리는 당 대표 경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 앞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반대자들에 맞서 싸울 것이며, 이는 영국의 더 나은 미래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40년 동안 보수당원으로 지내왔으며, 총리직을 포함해 다양한 직책을 맡았다”면서 “현재 나의 우선순위는 (국민투표에 따른)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불신임해서 당 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것은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내각은 일치단결해 메이 총리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신임투표 개최 발표 이후 3시간 정도 지난 현재 100명의 보수당 의원이 트위터 등을 통해 메이 총리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메이 총리가 투표에서 승리하면 당분간 리더십을 확고히 하면서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를 수정하는데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은 메이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더라도 표차가 크지 않을 경우 리더십에 상처를 받아 사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만약 메이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패배하면 당 대표 경선이 열리게 되는데, 하원의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경선 후보로 나설 수 있다. 경선 참가자가 여러 명이면 가장 득표수가 적은 후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최종 2명이 남을 때까지 투표를 지속한다. 이어 약 12만명에 이르는 전체 보수당원이 우편을 이용해 최종 2명의 당 대표 후보에 대해 투표를 하게 된다. 보수당은 다수당이기 때문에 당 대표에 선출되는 후보가 자동으로 총리직을 승계한다. 이 같은 과정에 약 3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새 총리를 선출하게 되면 내년 1월 초 정식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사지드 자비드 현 내무장관, 마이클 고브 현 환경장관,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등이 당 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