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성우 양지운(사진 오른쪽)의 셋째 아들인 양모(〃 오른쪽)씨에 대해 무죄 취지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양지운의 나머지는 두아들은 양심적 병역 거부로 감옥살이를 한 바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3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수원지방법원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양지운의 가족은 '여호와의 증인'에서 종교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는 아내 윤숙경씨와 3남2녀의 자녀를 뒀다.
이번에 대법원에서 판결을 받은 양씨는 셋째아들로 그의 두형은 병역을 거부해 수감생활을 했다.
양지운은 2001년 말부터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 거부 수형자의 대표 부모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하자마자 인권침해 사례로 진정서를 제출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도 냈다.
삼남 양씨 또한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했으며, 2014년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 항소가 기각되자 상고했고, 이날 파기 환송심 선고를 받은 것이다.
양지운은 지난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무죄 취지로 기존 판례를 바꾸자 "3명의 자식이나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로 씨름하던 가족 중 한사람으로서 감사하다"며 사면 복권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 헌법재판소는 대체 복무제를 두지 않은 병역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대체 복무제 도입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0월29일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 재판 34건에 대해 "정당한 병역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지 다시 판단하라"며 무죄 취지로 무더기 파기 환송한 바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요건을 충족한 종교적 병역 거부자 중 수감 기간이 6개월이 넘은 58명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한편 양지운은 1968년 TBC(동양방송) 성우 공채 5기 시험에 합격해 데뷔했다. 76년 KBS에서 방영한 미국 TV 시리즈 ‘600만불의 사나이’에서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외에도 많은 외화 더빙에 참여해왔다.
KBS 2TV 교양 프로그램 ‘체험 삶의 현장’의 진행을 20년 동안 맡았으며, SBS 교양 '생활의 달인'에서도 10년째 성우를 맡으며 시청자와 호흡해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