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2009년~올해 11월)간 아동·청소년 성매매 범죄로 경찰에 적발된 사람이 1만명을 넘어섰다. 성매매 범죄 특성상 수사 기관 단속의지에 따라 적발 대상은 들쭉날쭉할 수있다.
실제 현실은 어떨까. 누가 아이들의 성을 사는 것일까. 왜 아이들은 성매매에 나서는 것일까. 국가 책임은 없는 것일까. 이 문제에 우리는 얼마나 둔감한 것일까.
세계일보 취재팀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아이들 성을 사는 ‘그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그들’은 대체로 어렸다. 중장년층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20·30대가 90% 이상이었다. 10대와 50대 이상 남성도 있었다. 그들의 접근 방식은 다양했다. 대뜸 ‘조건만남(성매매)이냐’고 묻는가 하면 ‘밥부터 먹자’, ‘노래방·영화관에 가자’는 제안부터 하는 이도 있었다. 처음에 단순한 대화를 나누던 이들도 대부분 5분도 지나지 않아 ‘속내’를 드러냈다. 그들은 능숙해 보였다. ‘되는 것, 안 되는 것을 말하라’는 제안이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가 한두 번 일이 아닌 듯했다.
상대가 청소년이라는 건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상당수가 ‘교복을 입고 있느냐’, ‘교복을 입고 오면 돈을 더 주겠다’고 제안해 왔다. ‘청소년은 어렵다’고 한 사람은 단 3명뿐이었다.
그마저도 1명은 성매매 대신 유사성행위를 요구했다. ‘친구와 함께 있다’고 하자 ‘친구와 셋이 성매매를 하자’는 다소 충격적인 제안도 해왔다. 그들은 대부분 승용차를 타고 나왔다. 18명 중 11명이 차량을 이용했다. 차에서 ‘만남’을 하려는 이도 있었으나 자신의 집, 자신이 아는 장소로 데려가려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종종 여러 명과 동시 채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패’에 대비해 한 장소에서 다수 약속을 잡았다.
십대여성인권센터 관계자는 16일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단순히 ‘그들’만의 일이라고 방관하는 사이 청소년 성 착취 양상이 점점 대범해지고 있다”며 “정부에 수년간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사회부=박현준·남정훈·권구성·이창수·김주영·김청윤 기자 winterock@segye.com
영상팀=서재민·이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