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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면 철거하고 안 되면 안 하죠"…집행관제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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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법원·검찰 공무원 출신 구성 / 폐쇄적 구조 탓 관리·감독 어려워 /“무리한 집행 아니냐” 시비 잇따라 / 실적 따라 급여 받는 구조도 한몫 / 5년간 징계 11건 중 10건 경징계 / 국회 법률 개정안 3건 발의 불구
“강제집행은 기준이 없습니다. 돈이 되면 철거하고 안 되면 안 하죠.”

17일 수도권 모처에서 만난 집행관 사무원 A씨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10년 이상 집행관 사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A씨는 “집행관은 전직 법원·검찰 공무원 출신으로만 구성돼 매우 폐쇄적”이라며 “강제집행 매뉴얼도 없어 사무실마다 (집행) 기준이 다르다”고 전했다. 집행관 사무원 채용도 문제다. A씨는 “사무실에 2∼3일 공고를 붙이고 아는 사람만 채용한 뒤 바로 떼기도 한다”고 말했다.

‘깜깜이’로 이뤄지는 집행관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내부 고발자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국민적 합의’를 들어 제도 개선을 주저하는 모습이다.

법원에 따르면 집행관은 10년 이상 법원주사보·등기주사보·검찰주사보 이상 근무 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지방법원장이 임명한다. 이들은 강제집행 현장을 감독하고 압류된 부동산 등 경매를 진행한다. 현재 전국 59개 법원에 설치된 사무소에 총 432명이 근무한다.

문제는 이들이 전직 법원·검찰 공무원으로만 이뤄져 폐쇄성이 짙고 관리·감독이 힘들다는 점이다.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집행관은 각 지방법원장이 임명한다. 법원 소속 집행관 감독관이 연 1회 이상 감사하도록 돼 있지만 감사는 주로 서류로만 이뤄진다.

한 서울시내 법원의 감독관은 “강제집행 현장에 나가는 것보다 (집행관들이 작성한) 서류 등을 제출받아 감사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세계일보가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대법원에서 입수한 ‘2012∼2016년 집행관 징계 현황’을 보면 5년간 집행관 징계 건수는 총 11건인데 11명 중 10명이 과태료 100만원과 견책 등 경징계로 끝났다. 과잉 집행에 따른 징계는 전혀 없었다.

이처럼 관리·감독이 미비하다 보니 강제집행 때마다 ‘무리한 집행’ 시비가 일곤 한다. 올해 초 사회문제로까지 비화한 서울 종로구 ‘궁중족발’의 건물주·세입자 간 갈등이 대표적이다. 상가 강제집행 과정에서 세입자이자 사장인 김모(54)씨는 손가락 4개가 부분 절단됐다.

이는 집행관이 사실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집행 실적에 따라 급여를 받는 구조와 무관치 않다. 5억원 이상 부동산 경매 시 수수료 300만원을, 동산은 경매가의 0.2%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많은 수입을 올리려면 좀 무리한다 싶어도 강제집행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

현재 국회에는 집행관을 법원 공무원으로 두는 등 이를 시정하기 위한 집행관법 개정안 등 법안 3건이 발의돼 있으나 1년 가까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 중에는 집행관 직무집행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가 소속 법원장한테 집행관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도 있다.

법무부는 제도 개선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집행관을 아예 법원 소속으로 두는 건 집행제도 전반의 수정이 필요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집행관을 상대로 한 징계 요청이 남발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전병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행관을 법원 소속으로 하자는 방안은 변호사단체나 법무부가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며 “강제집행 현장에서 문제 발생이 끊이지 않는 만큼 문호 개방을 통해 우수한 사람을 임명한다든지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