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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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수역 폭행 “내가 찼다” 영상, 계단 실랑이와 ‘무관’

‘이수역 폭행의혹 사건’ 여성들이 제출한 동영상 중 남성들이 “내가 찼다”고 말하는 동영상은 실제로는 계단 폭행 의혹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경찰이 확인했다.

26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여성들은 한 언론을 통해 사건 현장 동영상이라고 제보를 했다. 동영상에서 한 남성은 여성을 향해 “내가 찼다, 왜”라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이 동영상을 근거로 남성들이 여성을 계단에서 발로 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월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이수역 폭행 직전 상황으로 추정되는 영상.
유튜브 캡처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영상 속의 남성은 머리에 상해를 입은 여성 A(26)씨와 계단에서 실랑이를 벌인 남성이 아니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여성들이 하도 몰아붙여 홧김에 ‘내가 찼다, 왜’라고 말했다”며 “여성이 친구의 허리를 잡아 뿌리치다 여성이 넘어졌다”고 진술했다. 이른바 ‘계단 폭행 의혹’과 무관한 남성이 여성들을 향해 홧김에 한 말이란 것이다.

경찰은 여러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해 “남성들이 계단에서 발로 찼고 그 결과 머리뼈가 드러나도록 상처를 입었다”는 여성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다만 경찰은 계단에서 여성들과 실랑이를 벌인 남성에게 상해혐의를 적용했다. 해당 남성이 여성들에게 허리를 잡히자 이를 뿌리친 것은 사실이었고, 이렇게 ‘상대방의 손을 뿌리친 행위’를 상해로 판단한 것이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