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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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환경부 ‘동향 문건’ 5명 檢 고발

“산하기관 24명 사표 제출 종용/ 김은경 前장관 등 직권남용 혐의”/ 나경원 “탄핵 사안”… 국조도 시사/ 문건 작성한 적 없다던 환경부/“김태우 요청에 3건 제공” 인정
자유한국당은 27일 환경부의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관련 동향 문건’ 작성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김은경 전 장관 등 환경부 관계자 4명과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이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청와대 특별감찰관 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한 26일 특감반 사무실로 알려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들고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 소속 최교일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환경부 산하 기관에 재직 중인 24명을 상대로 사표 제출을 종용하는 등 중대한 직권남용을 한 죄”라며 “환경부는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다가 뒤늦게 청와대 특감반 김태우 수사관이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관련 동향 문건을 요청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일한 변명이 김 수사관이 먼저 요청했다는 것인데 이미 그 전에 지시가 있었고 김 수사관이 요청하니 바로 그때 진행상황을 보고한 것”이라며 “환경부 관련자들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속에 관련 내용들이 다 있을 것이다. 검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해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김 수사관의 첩보보고 폭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산하에서 일어난 사찰을 보고 ‘국기문란 행위로 탄핵이 가능한 사안이다’라고 했는데 이번 일은 탄핵감이 아닌지 답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특히 “민간인과 공무원 사찰, 게다가 어제는 환경부에서 작성한 블랙리스트까지 발견됐다”면서 “전 부처에서 일어났다고 넉넉히 짐작되는데 이런 부분이 하나씩 밝혀진다면 국정조사로 가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용남 전 의원이 공개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김 수사관이 지난 1월에 환경부와 산하기관의 동향 파악을 요청해 3건의 자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김태우 수사관이 1월 중순께 환경부 감사담당관실에 환경부 및 산하기관의 현재 동향을 파악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요청에 따라 대구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관련 직무감찰 결과, 환경부 출신 지방선거 출마예정자,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의 동향 등 3건의 자료를 정보제공 차원에서 윗선에 보고 없이 1월 18일 김 수사관이 환경부에 방문했을 당시 제공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동진 환경부 대변인은 한국당 공개 문건에 대해 “내부 확인 결과 그런 문건을 작성한 적도 없고 청와대에 보고한 적도 없다”고 공개 내용을 공식 부인한 바 있다.

이우중·윤지로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