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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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민주당 vs 한국당 '조국대전'…3대 쟁점은?

① 靑, 김태우 불법첩보 묵인 여부/한국당 “청와대 사실상 불법 방치”/청와대 “경고 후 보고서 작성 안해”
② 청와대 특감반 어떻게 들어갔나/“정권 핵심 추천 없이는 힘들어”/“소속 기관 추천 받아 면접 선발"
③ 환경부 임원 동향 문건 실행 여부/ "임원 찍어내기 조직적 행위"/ "개인 일탈…靑과는 관계 없어"
오는 31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참석을 앞두고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야당은 운영위 소속 의원들을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으로 교체하는 등 화력을 강화하면서 특감반 첩보보고 논란을 집중 추궁할 태세다. 이에 맞서 청와대와 여당은 ‘정치 공세’일 뿐이라며 철통 방어를 다짐하고 있다.

이번 운영위 쟁점은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불법첩보 활동에 대한 청와대 묵인 여부 △김 수사관의 특감반원 입성 과정 △환경부의 ‘산하기관 임원의 동향 문건’ 실행 여부 등이다.

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이 28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김상환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 수사관이 지난해 7월 초부터 불법 첩보활동을 했음에도 청와대가 올해 말에서야 개인 비리를 이유로 징계한 것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건 작성 시점에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수사관이 민간 첩보까지 수집하던 과거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지적을 받은 후에는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특감반장이 제지한 뒤에는 김 수사관이 문제 되는 문건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김 수사관의 개인 비리가 드러나면서 징계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청와대가 사실상 김 수사관의 첩보활동을 묵인해 온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가 되는 첩보활동을 인지했다면 단순 제지를 하는 게 아니라 원대복귀나 징계와 같은 인사조치를 했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진상조사단 소속 주광덕 의원은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김 수사관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김 수사관이 한 여러 불법, 탈법적 활동에 대해 계속 묵인하고 정보·첩보를 수집하고 보고 받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제비상상황선언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특감반원으로 일했던 김 수사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어떻게 청와대에 들어왔느냐도 관심사다. 대검 감찰 결과 김 수사관이 자신의 ‘스폰서’인 사업가 최모씨에게 “특감반에 들어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인사청탁을 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더욱 의구심이 증폭된다. 청와대는 “소속 기관(검찰) 추천을 받아 면접 등을 거쳐 선발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당은 청와대나 정권 핵심인사의 추천이 없고서는 특감반원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고 본다. 민정수석실은 사실상 정권의 안위와 밀접한 곳인 만큼 국정철학을 공유하지 않는 인사를 발탁하지 않는 게 중론이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용남 전 의원이 공개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 연합뉴스
환경부의 산하기관 기관장과 고위 간부 동향 파악 문건의 실행 여부도 논쟁거리다. 한국당은 환경부가 이 문건을 김 수사관의 요청으로 작성한 것을 두고 ‘블랙리스트’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도읍 진상조사단장은 이날 회의에서 “당시 환경부 기조실장이던 박천규 환경부 차관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사표를 종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은 김 수사관의 개인 일탈에 비롯된 행동일 뿐 청와대와는 연관이 없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김 수사관이 자신 비리를 덮기 위해 한국당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편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 윗선들은 (환경부 문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고 일축했다.

이도형·유태영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