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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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겨울철 잦은 목욕·과도한 난방 ‘피부엔 독’

피부가 땅기고 심한 가려움증 동반/긁다보면 상처… 2차 세균감염 유발/방치하면 피부홍반·습진으로 악화/실내온도는 낮추고 습도는 높여야/목욕은 짧게… 보습크림 잘 발라야
이모(39·여)씨는 최근 피부가 간지러워서 병원을 찾았다. 간지러운 증상이 있기 전까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어느새 보니 피부에 각질이 하얗게 일어났다. 이곳저곳 도자기가 갈라진 것 같은 균열 자국도 보였다. 특히 옆구리가 심하게 간지러워 계속 긁었더니 상처까지 생겼다. 피부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니 건조한 겨울철 많이 나타나는 ‘피부건조증’이었다. 아침, 저녁 매일 두 차례씩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서 보습은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계속되는 요즘 피부가 가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은 겨울철 과다한 난방으로 건조한 실내환경에서 장시간 노출돼 생기는 피부건조증이다. 피부의 수분과 지질이 감소하면서 하얀 인설이나 각질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피부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실내습도를 유지하고 피부 보습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겨울철 흔한 피부건조증 치료와 예방법에 살펴봤다.

◆겨울철 흔한 피부건조증, 가렵다고 긁으면 2차 세균 감염도 유발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피부건조증은 피부 표피의 각화유리질(keratohyalin)의 천연보습성분(natural moisturizing factor) 감소가 중요한 인자로 여겨진다. 피부건조증이 심해지면 피부가 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지고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피부염이 된다.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겨울에 흔히 발생하며, 중장년층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많이 생긴다. 이는 표피 장벽의 회복능력이 대체로 55세가 지나면 서서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노인이 젊은 사람보다 피부가 쉽게 건조해 지는 이유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과다한 난방으로 건조해진 실내에서 장시간 생활하거나, 뜨거운 물에서 세정력이 강한 비누로 자주 목욕하는 경우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거칠어진다. 피부가 이 상태에서 방치되면 건성습진인 피부건조증이 발생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건조증 증상은 정강이, 팔의 폄 부위, 옆구리와 손등에 잘 발생한다”며 “처음에는 환자들은 피부가 땅기고 조이는 느낌이나 가려움증을 주로 호소한다. 피부를 긁으면 가려움은 더욱 악화하고, 과도하게 긁다 보면 피부에 상처를 내 2차 세균 감염도 일어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 각질층이 갈라지는 균열 현상이 나타나서 매우 따갑고 아프다. 방치하면 피부의 홍반이 심해지면서 붓고 진물이 나는 습진으로 진행한다.

◆적절히 실내습도를 유지하고 보습제를 발라 피부 수분 손실을 막아야

고대 구로병원 피부과 전지현 교수는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우선 실내온도를 약간 서늘하게 유지하고 실내습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 보습제를 잊지 않고 사용해 피부를 통한 수분의 손실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내습도는 최소 4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내에 화초 키우기, 세탁물 널기, 그릇에 물 떠놓기 등의 방법을 활용할 만하다. 효과로 보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최적이다. 하루에 물을 8컵 이상 충분히 마시는 것도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목욕은 가급적 15~20분 정도로 짧게 하고, 물의 온도는 춥지 않을 정도로만 따뜻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목욕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보습크림이나 오일을 발라 피부의 수분을 지키고 장벽 기능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피부가 갈라지고 소양감이 동반되었다면 가려움증을 완화해주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피부병변 부위에 보습제와 함께 아주 약한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발라야 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