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 한국통신부에서 발행한 ‘한국의 어린 순교자들’(Little Martyrs of Korea·사진)은 3·1운동을 직접 목격한 미국인 선교사들의 증언을 모은 책자다.
책자에 따르면, 동이 틀 때쯤 “용감한 어린이들은 거리로 나가 신호기와 전화기의 기둥, 그리고 도시의 구석구석 수백 곳에 조그만 한국 국기를 매달곤” 했다.
“일본인 경찰들이 이 꼬마 애국자들이 게양한 국기를 없애기 위해 기둥 위로 기어 올라가고 이리저리 쫓아다니는 광경은 어린 소년들을 기쁘고 우습게 해주었다.”
책자에 소개된 다른 사례는 어린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대담함과 의연함이 돋보인다.
어느 날 총독부 건물의 문에 태극기가 붙었다. 그 밑에는 이런 글귀가 있었다.
“이 문은 총독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 독립 정부의 소유이다. 만세! 만세! 만세! 김○○씀. 나이 13세, 집 주소 사직동 21번지.”
일제 경찰이 소년을 찾아나섰으나 “그 작은 친구는 전날 밤의 용감하고 영광스러운 일을 하고 난 후에 매우 소심해져서 어딘가에 숨어 버리고” 없었다. 대신 경찰은 소년의 아버지를 체포해가는데, 소년은 이 소식을 듣고 경찰서로 자진해 찾아와 아버지의 석방을 당당하게 요구했다.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