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박종철 의원의 폭행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박 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할 때 다른 동료 의원은 구경만 하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
박종철 경북 예천군 의원이 공무국외 연수 중에 버스 안에서 가이드를 폭행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까지 공개되자 군의원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9일 오후 4시 현재 예천군의회 홈페이지 '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군의원을 비판하는 글 등이 1천900여건 달렸다.
전날 '뭐 성명이라도 내시오'라는 첫 글을 시작으로 하루 만이다.
"창피한 줄 아세요", "의회 문 닫고 사라지세요", "더 볼 것 없다, 군의원 9명 모두 사퇴하라" 등 항의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작성자 경북사랑은 "거짓말까지 뻔뻔스럽게 해대는 사람이 군의원이 되고 군 행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라며 "부의장직을 사퇴할 게 아니라 당장 의원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2004년 8월 28일 이 게시판을 개설한 뒤 2015년 8월 25일까지 올라온 글은 100여개에 그친다.
예천군의원 9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경비 6천188만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 10일 동안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다.
박 의원은 연수 나흘째인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6시께(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 전 버스 안에서 주먹으로 가이드 얼굴을 때렸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버스 뒷자리에 누워 있던 박 의원이 일어나더니 앞쪽 자리에 있던 가이드에게 다가가 얼굴을 때린 뒤 다시 주먹질하고 팔을 비틀었다.
그러나 버스 안에 있던 다른 군의원은 구경만 하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박 의원은 당초 "손사래에 가이드가 맞았다"고 해명했으나 일방적으로 폭행했음이 드러났다.
이런 폭행·추태 파문이 확산하자 예천 군민도 더욱 분노하고 있다.
군민 김모(56)씨는 "앞으로 기초의원 연수를 없애야 한다"며 "군의회도 운영에 돈이 수십억 원이 들어간다. 그만큼 할 일을 해야 하는데 못하는 게 큰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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