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나는 룸살롱 안 가~" 일부 체육계 코치의 그릇된 성의식

체육계 코치들이 룸살롱에 안 가는 이유가 여자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정용철 교수가 출연해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 선수를 성폭행한 사건과 체육계 성범죄 실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정 교수는 과거 전‧현직 체육 선수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억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선수들이 대부분 트라우마로 인터뷰를 거절한 가운데 어렵게 몇 명을 만나볼 수 있었다며 입을 뗐다.

정 교수는 "예전에는 합숙소가 많았다. 매우 폐쇄된 공간이었다. 당시 남자 코치들은 여자 선수들이 자유롭게 다른 일반 학생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것조차 꺼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운동에 방해가 되고 집중을 못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심지어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도 금지됐다고 정 교수는 전했다.

이 뿐만 아니라 그가 인터뷰한 선수들은 심각한 수준의 성폭행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얻은 충격적인 녹취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여기에 코치들이 술을 마시면서 '나는 룸살롱에 안 가. 여자선수들이 있잖아'라고 말하는 걸 목격한 선수의 증언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어 "또 코치가 '귀에다가 혀를 집어넣었다'라는 내용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연구를 끝내고서 그걸 진행했던 내 제자도, 나도 이 같은 실태를 학위 논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달라지거나 바뀌는 게 없었다"라며 "이번에도 안 된다면 앞으로 5년, 10년이 지나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거고 어쩌면 이런 일이 없어지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뉴스팀 news@segye.com